1930년 1월 1일부터 1월 10일까지 『중외일보(中外日報)』에 발표되었다. 「광화사(狂畵師)」와 더불어 김동인의 미의식 및 예술관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주인공 백성수는, 광포한 야성 때문에 술과 심장마비로 죽은 아버지와 교양 있고 어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온순하고 성실하게 살았으나, 가난 때문에 어머니가 죽은 뒤 방화(放火)하게 된다. 그 때문에 야성적 천재성이 폭발하여 「광염소나타」를 작곡하게 된다. 그 뒤 K선생의 배려로 작곡 생활을 시작하게 되지만, 점점 병세가 악화되어 강도가 심한 자극이 없이는 작곡할 수 없게 된다.
마침내 방화·사체유희(死體遊戱)·시간(屍姦)·살인까지도 저지르고 옥에 갇힌다. 그러나 작중 화자인 K선생은 이러한 천재를 단순히 사회윤리 때문에 말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극력 변호한다.
이 소설은 사회에서 거의 용납되기 힘든 극단적인 미의식을 주장한 작품으로, 인간과 사회는 예술을 위해 짓밟혀도 좋다는 K선생의 주장에서 추하거나 부도덕한 것에까지 미를 찾으려고 하였던 김동인의 문학관을 엿볼 수 있다. 문학이 창조적 관례에 의해 실제적 삶과는 구분된다 하더라도, 결국 삶에 대한 독자의 인식과 관계되고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탐미주의는 도덕성의 결핍과 왜곡을 남긴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서간체(書簡體)를 사용하고 액자소설(額子小說) 구성을 하는 등 새로운 형식을 개척한 공적을 평가받았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배경이 없이 사회의식을 개인의식 속에 매몰시켰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