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11월 『개벽(開闢)』에 발표하였다. 이 소설은 현진건의 초기 소설로서 작가의 신변을 다룬 작품이다. 1인칭소설일 뿐 아니라 주인공의 행각도 작가와 일치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핵심은, 일제의 탄압 밑에서 많은 애국적 지성들이 어쩔 수 없는 절망으로 인하여 술을 벗삼게 되고 주정꾼으로 전락하지만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술 권하는 사회’에 있다고 자백하는 것이다.
밤 1시가 넘어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대목을 서두로 시작된다. 결혼한 지 7∼8년이 되었지만 같이 있어본 날은 1년도 채 못되는 아내의 모습이 가엾게 부각된다. 일본 동경에 유학간 남편이 그리워도 참아야 했다.
남편이 돌아오면 무엇이든 다 될 텐데 그까짓 비단옷이나 금반지가 무슨 문제냐고 자위했던 아내.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 남편은 날마다 한숨만 쉬고 몸은 자꾸 쇠약해진다.
그것이 요즘에 와서는 더욱 발전하여 밤늦게 고주망태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새벽 2시,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하여 돌아온 남편에게 “누가 이렇게 술을 권했는가?” 하고 물었을 때 남편은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라고 푸념하였다.
이처럼 남편은 ‘조선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했으나, 아내는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남편을 원망하며 “술 아니 먹는다고 흉장이 막혀요?”라고 할 뿐이었다.
남편은 “아아, 답답해!”를 연발하며 붙드는 소매를 뿌리치고 또 다시 밖으로 나간다. 아내는 멀어져가는 발자국 소리에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하고 절망을 되씹는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경제적으로 몹시 무능한 지식인이라든가 주정뱅이로서 동료들과 다방, 술집, 기생집을 편답한 얘기를 털어놓는다. 주제는 일제하에서의 한국 지식 청년의 사회적 부적응을 다루었으며, 동시에 가정으로부터의 이해도 제대로 얻지 못한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