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팔해경(金剛經八解鏡)』은 조선 후기 승려 긍선(亘璇, 1767~1852)이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와 삼가를 합쳐 복주(復註)를 달고 해설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임제삼구(臨濟三句)를 통하여 일체의 선종(禪宗)과 오가종(五家宗)에 관해 설하였고, 제2부에서는 팔가해의 내용을 주석하고 있다. 『금강경』은 모든 언설과 명상(名相)을 떠난 무상(無相) · 무주(無住)의 이치를 밝히고 있는데, 이 책은 기존 선(禪)의 모든 개념을 총망라하여 위계적으로 해석하였다는 특징을 보인다.
『금강경팔해경(金剛經八解鏡)』은 2권으로 이루어진 필사본(筆寫本)이다. 이 책은 부대사(傅大士, 497569)의 찬(贊)과 혜능(慧能, 638713)의 구결(口訣), 종밀(宗密, 780841)의 찬요(纂要), 야보(冶父, 생몰년 미상)의 송(頌), 종경(宗鏡, 904∼975)의 제강(提綱) 등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와 조선 초기에 이 『오가해』를 요약 · 해설한 기화(己和, 1376∼1433)의 설의(說誼), 양나라 소명태자(昭明太子, 501531)의 32분장(分章) 그리고 자선(子璿, 965~1038)의 『금강경간정기(金剛經刊定記)』를 합쳐서 편찬한 책이다.
1833년(순조 33년) 긍선이 『금강경오가해』와 기화, 소명태자, 자선의 삼가를 합친 팔가해에 복주(復註)를 달고 해설한 『금강경팔해경』은 '팔가의 견해를 비추어 보는 비판적 주석'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오가해의 합편이 고려 말부터 전해온 것과 달리 팔가해의 합편은 긍선이 편찬한 이 책이 최초이다.
『금강경팔해경』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임제3구(臨濟三句)를 통해 일체의 선교(禪敎)와 중국의 오종선문(五宗禪門)을 단계적으로 파악하였다. 백파는 임제3구를 3종선에 대응시켜 제1구를 조사선(祖師禪), 제2구를 여래선(如來禪), 제3구를 의리선(義理禪)으로 간주하고, 조사선에 임제종(臨濟宗)과 운문종(雲門宗), 여래선에 법안종(法眼宗) · 위앙종(爲仰宗) · 조동종(曹洞宗), 의리선에 하택종(荷澤宗)을 배당하고 있다. 조사선은 불립문자,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표방한다. 의리선은 이성적으로 사량(思量)을 분별하여 화두를 간택하는 것이다. 여래선은 참선을 통해 공의 도리를 보아 절대 평등 평계에 이른 것이다.
제2부에서는 팔가해의 중요한 내용을 주석하였는데, 이때 임제3구를 해석의 척도로 삼아 삼처전심(三處傳心) · 삼현(三玄) · 삼요(三要) 등 선종 사상에 나오는 다양한 개념들을 단계적으로 조직화하여 각각의 구에 배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