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담(神異譚) 중 기원담에 속하는 이야기 유형이다. 민간에 전래되는 각편 중에는 봉선화라는 꽃 이름이 봉선이라는 궁녀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과 봉선이라는 신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후자는 선계(仙界)에 다녀온 나무꾼의 이야기, 즉 ‘신선이 찾아 준 금도끼’ 및 ‘선계에서 이틀 묵고 20년 뒤의 인간계로 돌아온 나무꾼’이라는 삽화가 결합된 것으로서, 이야기의 본 내용과 끝부분에 덧붙은 설명적 요소 간의 필연성이 결여된 느낌이 있다. 반면 전자는 역사적 전설로서 봉선화의 현전하는 여러 특징을 매우 그럴 듯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훨씬 사실성이 있어 보인다.
백제(혹은 고려) 때 한 여자가 선녀로부터 봉황 한 마리를 받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아 봉선이라 이름 지었다. 봉선이는 곱게 자라 천부적인 거문고 연주 솜씨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결국에는 임금님 앞에 나아가 연주하는 영광까지 얻게 되었다.
그러나 궁궐로부터 집으로 돌아온 봉선이는 갑자기 병석에 눕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의 행차가 집 앞을 지나간다는 말을 들은 봉선이는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힘을 다하여 거문고를 연주하였다.
이 소리를 알아보고 찾아간 임금님은 봉선이의 손으로부터 붉은 피가 맺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애처롭게 여겨 무명천에 백반을 싸서 동여매 주고 길을 떠났다. 그 뒤 봉선이는 결국 죽고 말았는데, 그 무덤에서 이상스런 빨간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빨간 꽃으로 손톱을 물들이고, 봉선이의 넋이 화한 꽃이라고 봉선화라 하였다.
어떤 이본에서는 자신의 부정을 의심한 남편에 대한 항거와 결백의 표시로 자결을 하고만 여자의 넋이 봉선화로 피어났는데, 그 씨를 조금만 건드려도 톡 튀어나가는 것은 자신의 몸에 손대지 말라는 뜻이라 한다.
이 이야기는 봉선화의 형태적 특징을 관찰한 민중들이 이를 기원론적으로 설명하려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