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고종 12) 5월, 제1차 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김기수가 사행(使行)과 관련하여 남긴 기록은 『일동기유(日東記遊)』와 『수신사일기』가 있다. 『수신사일기』를 공적 사행 기록으로, 『일동기유』는 김기수의 사적 기록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수신사일기』에 기록된 내용의 대부분이 『일동기유』에 수록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소장본 『수신사일기』는 일기 외에도 보고서, 서찰, 시문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고려대본 외에 김기수의 사행 일기가 수록된 9종의 이본(異本)이 존재하는데 『수신사견문록(修信使見聞錄)』, 『수신록(修信錄)』, 『수신사김기수일기(修信使金綺秀日記)』 등이다. 여러 이본의 『수신사일기』에는 시문, 산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동국대본 『수신사일기』의 경우 일기 외에 「수신사김기수입시연설(修信使金綺秀入侍筵說)」, 「수신사장계(修信使狀啓)」, 「수신사별계(修信使別啓)」, 서찰, 개항 관련 기록, 수신사가 귀국한 이후 조선과 일본 사이의 교섭 내용까지 기록되어 있다.
『수신사일기』 중 일기의 주요 내용은 1876년 5월 8일부터 5월 26일까지의 사행 중 기록으로 실제 기록된 날짜는 8일, 10일, 12일, 13일, 17일, 22일, 23일, 24일, 26일이다. 이 기간 중 김기수가 만난 일본 측 주요 인사들과의 대화, 연회 참석, 주요 기관 방문과 견문 등이 기록되어 있다.
수행원으로 동반했던 안광묵(安光默)이 저술한 사행 일기 『창사기행(滄槎紀行)』에도 제1차 수신사 파견 경위, 사행단 구성, 견문, 서한, 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수신사일기』는 제1차 수신사로 파견된 김기수의 사행 기록으로 형식적으로는 전통적인 사행록의 서술 체재를 유지하고 있으나, 개항 후 일본에 파견된 첫 번째 수신사가 서구화된 일본의 변화를 견문하고 기록하여 근대 초 일본에 대한 인식, 한일 외교와 국제 관계의 변화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