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권중화(權仲和: 13221408), 한상경(韓尙敬: 13221423), 방사량(房士良) 등으로 모두 의학자이자 과거에 합격한 관료들이었다. 이들이 수의학서를 편찬했다는 점은 중국의 유사 수의서가 대부분 저자 미상이며, 주로 수의 혹은 목양 관련 관직자가 편찬한 것과 비교된다. 이는 조선 전기 국가 차원에서 마정(馬政)과 우정(牛政), 즉 말과 소에 대한 정책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보여 준다.
『신편집성마의방우의방(新編集成馬醫方牛醫方)』은 1399년(정종 원년) 제생원(濟生院)에서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의 부록으로 간행되었다. 현재 초간본은 전하지 않으며, 현존하는 판본은 1580년(선조 13)에 간행된 전주부 개간본(改刊本), 1616년(광해군 8)의 의주부(義州府) 개간본[『신편집성마의방』만 전함], 1633년(인조 11)의 제주(濟州) 개간목판본[영인본과 필사본]이다.
편찬 시 참고한 문헌은 6세기 『제민요술(齊民要術)』을 비롯해, 당(唐), 송(宋), 금(金), 원(元) 대의 중국 수의학서와 농서, 의서 등이 있다. 또한, 한국 고유의 의서 및 처방서인 『동인경험방(東人經驗方)』도 참조하였다.
편찬 동기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말은 국방상 필수 자원이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사육과 치료법의 정리가 필요했으며, 이는 홍건적과 왜구의 침입이라는 현실적인 위협과, 명나라의 말 공납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둘째, 소는 농업의 핵심 동력이었기에, 쟁기, 써레, 번지 등 주요 농기구의 활용을 위한 소의 사육 및 치료법 보급이 권농 정책의 일환으로 절실하였다.
『신편집성마의방』은 크게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론에서는 좋은 말의 선택 기준, 사육법, 잘못된 취급에 따른 병증, 병증별 그림 및 처방, 침구법 등이 수록되어 있다. 각론에서는 오장론(五臟論) 등 병리학 이론과 함께 병증을 15개 분야로 구분하고, 각 분야별로 처방을 제시한다.
『신편우의방』 역시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론에서는 좋은 소의 선택 기준, 사육법, 형상과 털색 감정법 등을 다룬다. 각론에서는 병증을 17개 분야로 구분하고 이에 대한 처방을 제시한다. 특히 약재는 일부 외국산 약재를 제외하고는 국산 약재와 식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선 수의학의 자주화와 대중화를 도모하였다.
이 책은 전근대 한국 수의학의 대표적 저작으로, 14세기까지 동아시아 수의학 지식을 종합적으로 집대성하고 있다. 고려 수의학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조선 수의학의 기초를 확립하고 향후 발전을 견인하는 이정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