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허 휴정(淸虛休靜, 1520~1604)은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이끈 8도 도총섭으로서 서산(西山)대사로 유명하다.
명종대 승과 급제 후 선 교 양종의 판사를 겸임했고 간화선 우위의 선교겸수를 주창하면서 선과 교, 염불을 종합한 삼문 수행체계를 열었다.
조선 후기 최대 계파 청허계의 조사로서 사명 유정(四溟惟政) 등 많은 후학을 양성하였다.
제자 편양 언기(鞭羊彦機)가 휴정의 행장에서 『선가귀감(禪家龜鑑)』, 『청허당집(淸虛堂集)』 등과 함께 『운수단』 1권을 저술 목록에 기재하였다.
본서는 끝의 간기에 '갑진(甲辰) 12월 일 운수승가례(雲水僧家禮) 해인사(海印寺) 개간(開刊)'이라고 쓰여있는 1책의 목판본이다.
기존에는 이 갑진년을 1664년으로 보았는데, 간기에 나오는 옥섬(玉暹), 탁린(琢璘), 해안(海眼) 등은 『서역중화해동불조원류(西域中華海東佛祖源流)』나 다른 자료에서 법명이 확인되며 17세기 초에 활발히 활동했던 이들이다. 따라서 이 책은 청허 휴정이 입적한 해인 1604년에 나온 초간본으로 추정된다.
본서와 동일한 계통인 『운수단작법(雲水壇作法)』, 『운수단가사(雲水壇歌詞)』는 이 해인사본 외에 1607년 순천 송광사(松廣寺) 개판본, 1627년(인조 5) 전라도 반룡사(盤龍寺) 개간본, 1632년 경기도 삭녕 용복사(龍腹寺) 개판본, 1639년 보성 대원사(大原寺) 개판본, 1659년(효종 10) 함흥 개심사(開心寺)본, 1662년(현종 3) 금강산 표훈사(表訓寺)본, 1719년(숙종 45) 해인사 중간본 등이 있다.
승가의 헌공(獻供) 및 재공(齋供) 의식과 절차를 수록하였는데, 먼저 향찬(香讃), 향게(香偈), 등게(燈偈)로 시작하여 삼귀의(三歸依), 진언(眞言) 등이 나오고 상위의 여러 불보살, 중위의 삼부(三部) 대성중(大聖衆), 하위의 귀혼(鬼魂) 등을 청하여 공양을 바치는 헌공 의식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으로 망자의 영혼을 맞이하는 「영혼식(迎魂式)」, 칠성을 청하는 「칠성청문(七星請文)」 등이 있으며, 간기에는 수두(首頭) 석일(釋一), 일행(一行) 등 전 주지 10여 명, 도총섭(都揔攝) 승통(僧統) 탁린, 선종사(禪宗事) 혜능(惠能), 사판선종(事判禪宗) 충영(冲影) 등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본서는 조선 중기 불교계를 이끈 청허 휴정이 불보살과 신중, 영혼 등을 청하여 공양을 바치는 헌공 의식을 정리한 책으로, 조선 후기에 계속 간행 유통되는 등 불교 의식의 작법 제정과 시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