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악(祭禮樂)」은 1943년 만주에서 김동진(金東振, 1913∼2009)이 작곡한 관현악곡이다. 「교향시곡 제례악(交響詩曲祭禮樂)」이라고도 불리며, 바이올린 연주가이자 작곡가인 김동진이 1943년 만주 신경교향악단(新京交響樂團)에서 연주 활동과 만주작곡가협회에 가입하여 창작 활동을 하던 시기에 우리나라 전통음악인 아악(雅樂)의 느낌을 바탕으로 작곡하여 연주된 관현악곡이다.
「제례악」은 김동진이 1943년 만주 신경교향악단에서 연주 활동을 할 때 주1 형식으로 작곡된 교향시곡(交響詩曲)이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지휘자가 지휘했으며, 이후 동경 심포니 첼로 주자인 사이토 히데오[齋藤秀雄, 1902-1974]가 지휘자로 왔었다. 김동진은 1938년 3월 일본 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인 1939년 만주 신경교향악단에 입단해서 제1 바이올린 연주가로 활동하면서, 아울러 만주작곡가협회에 가입하여 창작 활동을 함께 하면서 「교향시곡 제례악」을 작곡하였다.
현재 악보는 42센치 크기의 주3로 작성되어 있으며, 표지를 포함하여 69장 분량으로 되어 있다. 주2의 악상 기호로 시작하는 「제례악」은 라장조, 4분음 3박자로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짧고 빠른 주4 등을 사용하여 한국적인 느낌을 주도록 함이 드러난다. 처음 주5로 타악기군이 시작하며 이어서 현악기군이 첫마디 16분음표부터 포르테시모로 연주한다. 목관 악기군은 8마디 16분음표부터 아주 세게 현악기군의 선율을 따라 하며, 금관악기군은 18마디부터 아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다시 26마디부터 목관 악기군만 주도적으로 등장하고 31마디부터 현악기군만 연주한다.
「제례악」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인 아악에서 그 느낌을 얻어 서양음악 기법을 도입한 관현악곡이다. 김동진은 숭실전문학교 재학 시 창극단의 「심청전」과 「춘향전」을 보고 감명을 가져 나중에 신창악운동을 펼쳤듯이 전통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당시 활동한 지역이 만주였던 까닭으로 비교적 한국적 주6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할 수 있었다. 1939-1945년까지 만주에 머무는 동안 교향시곡 「조국찬가」, 1942년 상여소리를 바탕으로 한 「만가(輓歌)」, 1943년 교향서곡 「양산가(陽山歌)」 등과 함께 작곡하였다. 「제례악」은 전체적으로 악기군과 악기군 사이를 서로 주고받는 형식이나 단독으로 나타내면서 긴장과 이완의 느낌을 주고 있다.
「제례악」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근거로 서양음악의 기법을 도입하여 작곡함으로써 민족적인 음악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전통음악을 장르로 나누지 않고 다양하게 작곡에 이용하여 그 우수성을 알 수 있다. 만주 신경에서 대한(對韓) 방송으로 「신 아리랑」, 「녕쿨타령」 등을 작곡하고 많은 우리의 민요를 편곡해서 방송한 것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