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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때 쓰는 계산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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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셈을 할 때 쓰는 계산기구.
내용

산판(算板) · 수판(數板) · 주반(珠盤)이라고도 하며, 이것으로 셈을 하는 일을 ‘주산(珠算) 놓는다.’고 한다. 이것은 장방형의 작은 틀 위쪽에 칸을 막고 가는 철사나 대오리 21∼27개를 내리꿰어 동글납작하고 작은 나무알이나 뼈로 깎은 알을 위칸에는 하나 또는 둘, 아래칸에는 네 개 또는 다섯 개를 꿰어놓은 것이다. 위의 알은 한개를 다섯으로, 아랫알은 하나로 셈을 쳐서 십진법에 따라 덧셈 · 뺄셈 · 나눗셈 · 곱셈을 한다.

이것은 중국에서 발명되었다. 후한 말의 서악(徐岳)이 쓴 『수술기유(數術記遺)』에 주산(珠算)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당시에 이미 주판을 썼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주판이 널리 보급된 것은 15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이며 이전까지는 산목(算木)으로 셈하였다.

서양의 메소포타미아지방에서는 3,000∼4,000년 전에 널빤지에 모래나 분말을 놓아 셈하는 토사주판을 썼으며, 로마에서는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4세기 사이에 홈을 판 널빤지 위에 여러 개의 줄을 긋고 이에 바둑알을 놓아 셈하는 홈주판을 썼다. 그러나 서양의 주판은 아라비아숫자의 보급에 따라 점차 쇠퇴하여 17세기에는 모습을 감추었으며, 필산(筆算) 위주의 셈법이 이루어졌다. 한때 주판이 유럽에서 중국으로 들어왔다는 설이 있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각기 독립적으로 발명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중국의 주판이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주산교본이라고도 불리는 정대위(程大位)의 『산법통종(算法統宗)』이 1593년(선조 26)에 출간되면서 우리에게도 수입되었다. 그러나 셈을 정확히 따지지 않았던 당시의 관념 때문에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였으며 일부 식자층에서만 관심을 기울였다.

인조 때의 학자 최석정(崔錫鼎)은 그의 『구수략(九數略)』에서 중국의 경우 관공서나 상인들이 모두 주판을 쓰고 일본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나 이것은 번거로워 재래의 산목에 못 미친다고 하였으니 당시의 사정을 충분히 짐작할만하다. 이와 같은 사정은 조선 말기에 이르러서도 변함이 없었다. 당시에 출간된 것으로 보이는 주산소개서인 『주학신편(籌學新篇)』에도 주판구조에 대한 설명뿐, 정작 주판계산방법에 관하여는 아무 것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우리의 주판은 임진왜란을 통하여 일본에 전래, 곧 널리 사용되었다. 본디 우리나라나 중국의 주판은 윗줄에 5개로 셈하는 알이 2개, 아랫줄에는 1개를 나타내는 5개의 알로 구성되었으나, 일본에서 이를 개량하여 윗알 1개를 줄였으며 뒤에는 아랫알도 4개로 바꾸었고 이것이 1932년에 거꾸로 우리에게로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주산보급은 1920년 조선주산보급회가 생기면서 본격화하였으며, 1936년에 당시 보성전문학교(지금의 고려대학교)에서 주산경기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이후 각종 대회가 개최되었다. 1950년대에는 상업학교의 교육과정에 주산과목이 채택되었고, 1960년대에는 문교부에서 검정을 실시하였으며, 학교에서도 주산교육을 특기교육의 하나로 장려하였다.

지금은 계산기, 컴퓨터 등이 보급되어 주판의 실용성이 적어졌음에도 두뇌회전이나 셈 능력을 키우기 위하여 간혹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수학사』(김용운·김용국, 과학과 인간사,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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