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막이나 살풀이(살을 피하려고 하는 굿)가 예방적 의미가 강한 데 반하여 푸닥거리는 전적으로 치료를 위한 것이다. 귀신에 의한 병을 ‘귀책(鬼責)’이라 할 경우에는 주부 또는 무당이 푸닥거리를 행하여 잡귀를 쫓아야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고 행한다.
무당이 아니고 일반가정의 주부가 하여도 되고, 때로는 푸닥거리와 같은 간단한 의례를 할 수 있는 할머니가 동네에 있는 경우도 있다. 푸닥거리의 형식은 병의 원인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개는 굿보다는 소규모의 간단한 주술적인 의례이다.
굿이라면 3, 4명의 무당이 무악을 갖추어 신을 모셔서 즐겁게 하여 보내드리는 것이지만, 푸닥거리는 잡귀에게 간단한 제물을 주어서 주술적으로 잡귀를 쫓아 근접하지 않도록 하거나 몸에 붙어 있는 잡귀를 떼어버리는 주술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무당 한 사람이 혼자서 고리짝을 긁으면서 무가를 주언하고, 되도록이면 원한을 버리고 근접하지 말고 멀리 가라는 말을 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보통 밥과 나물 정도의 간단한 제물을 바가지에 담아서 소반에 얹지 않고 땅에 놓는다. 이것은 이러한 간단한 음식으로 귀신이 요기나 하고 어디로 가라는 것이다. 많은 음식으로 잘 대접하면 다시 찾아오기 쉽기 때문에 잡귀를 멀리하려는 심리의 반영이다.
고뿔(감기)이 들었을 때는 잡귀에 의한 병이라고는 하여도 비교적 가벼운 주술로 잡귀가 잘 달아날 수 있다고 믿어서 집안의 식구 중에서 식칼을 들고 푸닥거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은이의 사령(死靈)인 상문(喪門)과 같은 귀신이 붙어서 생긴 병의 경우에는 죽을 운수가 되어 위험할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는 상문을 벗기는 의례로 환자를 밖에 앉혀놓고 매장하는 장례식을 흉내내어 달고질 노래(상여 매장의 노래)를 하는 의식을 한다. 그러면 환자가 액을 면하고 나을 수 있다고 믿는다.
삼신(三神)이 노하여 병이 났을 때에는 미역국을 끓여서 귀신에게 바친다. 무녀가 하는 의례의 삽입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간단한 제물을 바가지에 담아서 놓고 식칼을 가지고 귀신을 위협하여 축귀하는 것은 공통적이다. 식칼로 환자의 머리 부분을 휘둘러 귀신을 위협하여 쫓아서 사람의 병을 고치고자 하는 것이다. 그 고치는 방법은 병이 들었다고 하며 병이 나았다고 하는데, 병이 들어왔다가 나갔다는 뜻을 포함한다.
이것은 몸에 귀신이 붙었다가 나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푸닥거리는 이 귀신을 떼는 의례이다. 귀신을 몸에서 떼어 내거나 쫓는 것은 바로 귀신을 살해하여 죽여버린다는 뜻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거나 멀리 십리 밖으로 떠나가라는 것이 주된 축귀의 구조이다. 푸닥거리는 중병이 아닌 잔병을 일으킨 경우에 하는 의례이고, 이를 위협하여 낫게 하는 것이 주된 방법이다.
무당만이 아니고 장님이나 보살에 의한 주술적인 의례도 가능하여 경문쟁이나 보살들이 푸닥거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제주도에서는 ‘푸다시’라고 하는데, 이것은 주로 심방(무당)이 행하는 것으로 푸닥거리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