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에 동창서관(東昌書館)에서 활자본으로 출간되었다. 1923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초판의 분량은 88면이다. 개정판은 초판의 내용과 동일하지만 활자의 크기만을 줄여 40면으로 축소되었다.
간기에는 저작 겸 발행자가 유철진(兪喆鎭)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그가 이 작품을 지었다고 볼 수는 없다. 개화기에 나온 활자본 고대소설에는 발행자를 저작자와 같은 사람으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철진이 아닌 다른 익명의 한문학자일 것으로 보인다.
「현토한문춘향전」은 국문본 「춘향전」을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글로 토를 달아놓았다.
첫머리는 “李翰林震元(이한림진원)은 相公思白之孫(상공사백지손)이오 楊州牧雄之子(양주목웅지자)니……”로 시작된다. 장회(章回)의 구분이나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다. 단락이 바뀌거나 한시 · 인용문 등이 나올 때에는 줄을 바꾸어 썼다.
「현토한문춘향전」의 전체 줄거리는 국문본 「춘향전」의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상당한 변개(變改)를 시도하였다. 이도령의 가계가 증조부까지 밝혀져 있다.
이도령은 상경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암행어사가 되어 온다. 어사출도 후에 곧 월매가 세상을 떠나서 춘향과 함께 상경하지 못한다 하는 등의 세부적 변이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현토한문춘향전」의 작자는 한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으로서 작품의 서술과정에서 한시를 비롯한 한문학의 다양한 형식들을 이용하였다. 이 작품의 근본사상은 유교적 윤리의식이다. 춘향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생의 신분에서 이도령이라는 양반을 위해 절조를 지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도령은 김씨가문의 규수를 맞이한 후에 춘향을 첩으로 삼는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춘향의 신분상승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판소리계 작품들과 대조적이다.
「현토한문춘향전」의 주제는 춘향의 수절이나 항거를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양반에 대한 순종이며,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유교적 도덕률의 실천으로 설명하였다. 이 작품은 「춘향전」의 한 흐름을 살피는 데에 중요한 자료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도서에 초판과 개정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