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으로 목판본이다. 1448년(세종 30)과 1531년(중종 26)과 1710년(숙종 36)에 각각 간행되었다. 이 중 현재 가장 널리 유통되고 있는 것은 1710년본이다. 1710년본의 발문에 의하면 이 책은 1298년 저자 원참(元旵)이 공산(公山) 거조사(居祖社)에서 염불 수행을 닦고 있던 정월 어느 날 밤 낙서(樂西)라는 신승(神僧)이 나타나 현행법(現行法)을 전수해 주었다. 하룻밤의 대화를 기록하여 전하였는데, 1448년 화엄대사(華嚴大師)가 조계조선공(曹溪祖禪公)의 예참 1권을 합하여 직지사에서 최초로 간행하였다. 1710년본의 간행은 명안(明眼)이 지리산 칠불암에 머무르면서 우연히 이 책을 보고 현행법회를 수련하다가 표찰(標札) 41개 중 ‘불(佛)’ 자를 얻고 서원을 세운 뒤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1710년본의 권두에는 조선시대의 고승 명안이 편집한 『현행법회예참의식(現行法會禮懺儀式)』이 수록되어 있는데, 서방삼보청(西方三寶請) · 헌좌권공(獻座勸供) · 수팔관재계(受八關齋戒) · 참회연비(懺悔燃臂) · 송주(誦呪) · 축원 · 시식착어(施食著語)의 순서로 극락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는 예참 의식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권말에는 경헌(敬軒) 등의 시주자 명단과 1654년(효종5) 만회(萬廻)가 찬한 발문 및 1448년 도대선사(都大禪師) 소언(少言)이 쓴 발문이 있다.
『현행서방경』 본문에는 먼저 ‘불설아미타불본심미묘진언(佛說阿彌陀佛本心微妙眞言) 다냐타옴 아리다라 사바하’를 제시하고, 이 주문은 한 번 외우면 80억 겁 동안 아미타불을 염불한 공덕을 얻으며, 108번을 외우면 1,060석(石) 겨자알 수의 아미타불염불공덕을 얻는다는 등의 그 불가사의한 공덕을 찬양한다.
다음에는 저자가 1298년 정월 홀로 법당에 앉아 이 주문을 1만 번 외우고 회향하는 날 나타났던 낙서와의 대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즉, 낙서는 이 주문을 1만 번 외우고 표찰을 던지면 후세에 태어나는 곳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그 표찰은 ‘나무아미타불 본심미묘진언 재문어이즉왕생 여제중성동유희 여래대지복덕해 일시분부송지자(南無阿彌陀佛 本心微妙眞言 才聞於耳卽往生 輿諸衆聖同遊戲 如來大智福德海 一時分付誦持者)’의 40자이다. 이를 각각 하나의 표찰에 쓰고 오직 불(佛) 자만은 두 표찰에 써서 깨끗한 그릇 속에 담은 뒤 법회(法會)의 회주가 표찰 그릇을 받들고 정성스럽게 깨끗한 자리에 던진다. 표찰이 엎어져 글자가 없는 것은 버리고, 글자 있는 것만을 주워 다시 깨끗한 그릇에 담고 거듭 되풀이하여 글자가 하나만 남을 때까지 계속한다. 그 결과 불(佛) 자가 두 번 보이면 부처님의 지위인 불위(佛位)이고, 하나만 보이면 최고의 극락인 상품상생(上品上生)이며, 타(陀) 자가 나타나면 상품중생, 이와 같이 41자 하나하나에 대하여 그 과보를 표시하고 설명을 붙이고 있다.
다음에 이 수행의 기원에 대해서, 낙서는 불멸 후 400년에 법사 가련타(伽連陀)가 이 주문을 외워 큰 신통을 얻고, 이와 같은 수행법을 만들어 4부대중의 전세(前世) · 금세(今世)의 인과를 알게 했으며, 서천축국에서 유행하였음을 밝혔다. 또한 후인이 6윤목(輪木)에 ‘나무아미타불’ 6자를 써서 성불도(成佛圖)를 만들었다는 것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선, 정토, 밀교, 점복, 민간요법 등 다양한 요소를 섞어서 말세의 중생이 신격화된 부처의 위신력에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죄과를 참회함으로써 정토왕생(淨土往生)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여말선초의 역사적 전환기에 만들어진 위경(僞經)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말법시대의 대다수 중생이 미타신앙(彌陀信仰)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는 수행 방편과 영험을 밝히고 있다. 표찰을 던져 내생에 태어날 곳을 점지하여 정토왕생의 참회법을 닦게끔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