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첫머리에 김관의(金寬毅)가 지은 『편년통록(編年通錄)』의 내용으로 고려세계에 전재되어 있는데, 기록의 첫머리에 나온다.
성골장군(聖骨將軍)이라 자칭하며 백두산으로부터 각처를 유랑하다가 개성 부소산(扶蘇山) 왼쪽 골짜기에 정착하고 이 곳 여인과 혼인하여 가정을 마련하였다. 어느 날 9명의 동네사람과 평나산(平那山)에 사냥을 갔다가 날이 저물어 굴속에서 자려 할 때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났으므로 혼자 이를 물리치기 위하여 굴 밖으로 나갔으나, 이미 호랑이는 자취를 감추었고, 별안간 굴이 무너져 굴에 있던 9명은 모두 압사하였다.
집에 돌아가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기 위하여 먼저 산신에게 제사를 올리자, 산신이 나타나, “나는 이 산을 지키는 과부인데 그대와 혼인하여 그대를 대왕으로 삼아 함께 신정(神政)을 베풀겠다.”고 말한 뒤 호경을 데리고 사라졌다.
이때부터 주민들은 호경을 대왕으로 모시고 사당을 세워 제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호경은 밤마다 꿈에 보이는 사람처럼 본처에게 나타나 동침하니 이어 아들을 낳았다. 이가 강충(康忠)이며, 강충은 서강 영안촌(永安村) 부자의 딸 구치의(具置義)와 혼인하여 보육(寶育: 元德大王으로 추존)을 낳았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