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운해 훈민정음』 또는 『운해』라고도 한다. 1938년 당시의 조선어학회에서 활자본으로 간행한 일이 있다. 이 책은 송나라 소옹(邵雍, 1011∼1077)의 『황극경세성음창화도(皇極經世聲音唱和圖)』를 본보기로 하여, 일종의 운도(韻圖)를 작성해서 한자음을 나타낸 것이다.
권두에 ‘황극경세성음창화도’를 본보기로 하여 만든 ‘경세성음수도(經世聲音數圖)’를 싣고, 둘째번의 ‘훈민정음도해(訓民正音圖解)’ 부분에서 한글을 초성 · 중성 · 종성으로 나누어서, 역(易)의 상형설을 가지고 설명하되 권두의 ‘경세성음수도’에 배열된 한자음에 부합시키려고 하였다.
그래서 ‘초성도(初聲圖)’에서는 중앙의 기본문자인 ‘ㅇ’으로부터 한글의 여러 초성 글자가 생성되어가는 과정을 원(圓)으로 표시하였고, ‘초성배경세수도(初聲配經世數圖)’에서는 ‘경세성음수도’의 12도(圖)에 배열되어 있는 한자음을 완전히 표기할 수 있도록 한글의 초성 글자를 36으로 확대시켜서 제자하였다.
‘중성도(中聲圖)’에서도, 중앙의 태극으로부터 여러 중성 글자들이 생성되어가는 과정을 표로 보였고, ‘중성배경세수도’에서는 ‘경세성음수도’의 10도에 배열된 한자음의 모음 글자를 배열하였다.
‘종성도’에서는 ㅁ ㄴ ㆁ 등 3종성과, ‘오 · 우’ 등 모음으로 끝나는 운미(韻尾)를 7종으로 잡아서 이를 표로 만들었다. 끝으로, 앞에서 설명한 바를 근거로 하여 『사성통해(四聲通解)』의 음계(音系)와 비슷한 한자음을 표시하는 운도를 벌여놓았다.
이러한 서술과정에서, ① 우리나라에는 고대문자가 있었으며, ②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며, ③ 관서 · 영남 지역에서는 설음(舌音)을 많이 쓰고, 호남 · 호서 지역에서는 치음(齒音)을 많이 쓰며, ④ ‘○’ 모음자를 설정하였고, ⑤ 우리나라 한자음에서 당시까지 ‘ · ’ 중성이 많이 쓰이며, ㅎ ㅇ ㄱ ㄷ ㅌ ㄴ ㅈ ㅊ ㅅ ㅂ ㅍ ㅁ ㄹ 등 13초성만 쓴다고 하였다.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