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2년(명종 17)에 조성된 탱화로, 석가불 · 아미타불 · 약사불 · 미륵불 등 4불의 법회 장면을 한 화면에 압축하여 그린 불화이다. 중종의 서자인 덕양군(德陽君)의 아들 이종린(李宗麟, 1536∼1611)이 1560년에 별세한 외할아버지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 권찬(權纘)과 친할머니 숙원이씨(淑媛李氏)의 영가천도를 빌고, 외할머니인 정경부인 윤씨, 덕양군 부부 등의 보체(保體)를 기원하며 제작하였다. 처음에는 상주 함창 상원사에 봉안하였으나 2001년 10월 25일 보물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크기는 세로 90.5㎝, 가로 74㎝이며, 화면의 윗부분에는 8대보살을 협시로 한 아미타불(향좌)과 약사 12신장에게 둘러싸인 약사불(향우)을, 중앙에는 제자들을 협시로 한 석가불(향좌)과 미륵불(향우)을 그리고, 하단에는 보살과 사천왕 등을 배치하였다. 4구의 부처는 각각의 수인을 취하고 수미단 위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하였는데, 둥근 얼굴에 유난히 작은 이목구비를 비롯하여 뾰족한 육계 위에 정상계주를 얹은 모습, 건장한 신체에 다소 긴 듯한 상체 표현, 금니의 식물문이 그려진 붉은 법의를 입은 모습 등 동일한 특징을 보여준다.
이 불화에 보이는 특이한 모습은 1565년(명종 20) 문정왕후 발원의 회암사약사삼존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577년경의 자궁정사지장보살도(일본 지은원 소장) 등 16세기 왕실에서 발원한 불화에서 볼 수 있는 특징으로, 이 불화 역시 왕실에서 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불교의 중흥기였던 조선 중기에 왕실에서 제작된 불화의 하나로서, 작품의 조성연대, 발원자, 봉안장소 등 제작배경이 정확히 밝혀져 있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며, 당시의 불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