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

구비문학
개념
불교적인 교리와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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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불교설화는 불교적인 교리와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전설이다. 불교설화 유형은 본래의 불교 교리적 주제를 담고 있는 설화, 토착적으로 전승되던 이야기 가운데 불교 교리와 주제에 부합하게 재해석하여 불교적인 개작이나 윤색이 이루어진 설화, 불교와 관계없이 예사로이 전승되는 이야기 가운데 불교적으로 의미 해독이 가능한 설화로 세분화 할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의 설화는 재래의 신앙 우위에 입각한 불교 신앙의 갈등과 패배, 재래 신앙과 불교 신앙의 복합과 융합, 불교 신앙의 일방적 우위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
정의
불교적인 교리와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전설.
내용

불교설화(佛敎說話)는 크게 세 가지 특이점을 기준으로 유형화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본래의 불교 교리적 주제를 담고 있는 설화 유형이다. 불교의 특정 종교 경전에 근거를 두고 있는 설화를 협의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특정 시대에 경전이 유입되면서 이 경전의 속화 과정을 통해서 일정한 이야기로 가다듬어진 것이므로 이 유형의 설화는 종파적 이해에 얽힌 특징이 있어서 변질되거나 왜곡되어도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본래 경전과 무관하게 토착적으로 전승되던 이야기 가운데 불교 교리와 주제에 부합하게 재해석하여 하나의 단일한 형태로 불교적인 개작이나 윤색이 이루어진 설화 유형이다. 저경이나 불교의 경전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그러한 성격의 이야기들이 특정하게 의미를 가진 채 살아나는 것이 이 유형의 특징이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에서, 이러한 유형은 한정적이며, 독창적인 의미를 갖지는 못한다.

세 번째는 불교와 관계없이 예사로이 전승되는 이야기 가운데 불교적으로 의미를 해독하도록 만들어지는 설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설화에서는 불교 경전적 가치와 의의를 찾을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재래 신앙과 불교 신앙이 문화적으로 충돌하면서 한편으로는 불교를 맵자하게 해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래 신앙을 해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신불습합(神佛褶合)이나 무불습합(巫佛褶合)의 자료들로 치부되는 것들의 이야기 유형은 이러한 성격을 많이 지닌다.

재래 이야기와 불교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융합되어 있으며 불교 이야기인지 토착 종교의 이야기인지 전혀 알기 어렵게 된 것이 이러한 유형의 설화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대부분의 자료들은 전승되던 것을 정착시켰을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특정 편목에 있는 것들은 이와 같은 세 번째 유형의 설화적 성격을 지닌다.

가령 『삼국유사』의 「탑상편」 · 「의해편」 · 「신주편」 · 「감통편」 · 「피은편」 · 「효선편」 등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 유관하면서도 그 틈새가 큰 것들로, 불교와 재래 신앙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갈등과 융합 과정을 선명하게 집약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적인 주제를 지닌 불교설화의 본령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편목에 있는 것들만이 그러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기이편」에 있는 「거타지설화(居陁知說話)」의 경우, 신불습합과 다른 재래의 영웅이 승리하는 전통이 마련되어 있으며, 외면적 융합과 달리 그 이전 시기의 고충과 갈등이 색다르게 드러나 있다. 따라서 세 번째 유형은 재래의 신앙 우위에 입각한 불교 신앙의 갈등과 패배, 재래 신앙과 불교 신앙의 복합과 융합, 불교 신앙의 일방적 우위 강조 등을 드러내는 것들도 적지 않다.

재래 신앙의 우위를 담고 있는 것의 적절한 예증은 「거타지설화」이고, 이는 『고려사』 「고려세계(高麗世系)」 「작제건설화(作帝建說話)」에도 이어져 있다. 이 이야기의 핵심적 소인을 예증삼아 보면, 재래의 영웅에게 위기에 처한 서해 용왕이 자신의 가족을 구해 달라 요청하는데, 한 중이 다라니를 읽으면서 자신의 못 주변을 돌고 있으니 이를 퇴치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영웅인 거타지가 중을 활로 쏘아 죽이니 중이 늙은 여우였다고 하는 것이 핵심적 내용이다. 불교를 가장한 것이 늙은 여우이지만, 불교가 불신되고 불교를 배척하고자 하는 재래의 영웅 신화가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재래 신앙과 불교 신앙의 대결에서 불교가 일방적 우위를 점하는 적절한 예증은 「구룡사전설(九龍寺傳說)」과 같이 용이 등장하는 사찰연기설화이다. 치악산 구룡사(九龍寺)의 창건 설화에서 의상이 절을 짓기 위해 구룡에게 연못을 떠나 줄 것을 요청하지만 구룡은 그 연못이 본래 자신들의 터임을 역설하며 거절한다. 이에 고승 의상이 신력으로 연못에 부적을 던지니 연못이 뜨겁게 끓어올라 구룡이 버티지 못하고 달아나고 그 자리에는 절이 지어진다.

북강원도 고성군 「유점사연기설화」도 「구룡사전설」과 동일한 구조를 지닌다. 신라 남해왕 때 인도에서 불법을 전수하기 위해 금강산 안창현에 닿은 53불이 절을 짓기 위해 구룡연에 사는 구룡과 대결에서 승리하여 그 자리에 절을 짓는다. 이 설화에서 구룡은 재래 신앙의 상징이고 의상과 53불은 불교 신앙의 상징이다. 구룡과 고승 혹은 부처와의 대결 구룡의 패배는 불교 신앙과의 대결에서 재래 신앙의 일방적인 패배를 의미한다.

불교 신앙과 재래 신앙의 융합을 보여 주는 것으로는 「사복불언(虵福不言)」과 같은 것이 적절한 예증이 된다. 사복은 견훤과 같은 수신의 존재가 변화된 것으로 불교적인 주체와 결합하면서 이야기가 이상적으로 불교의 교리를 구현하는데 적절하게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야기를 병렬시켜 놓은 것을 보면 이야기의 핵심이 경전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여 재래의 이야기와 외래의 경전 이야기가 변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재래 신화의 주체가 불교적인 신격에 의해 제압되어 설법을 들으면서 하위로 몰려가는 것으로 「어산불영설화(魚山佛影說話)」를 꼽을 수 있다. 만어산에 다섯 독룡(毒龍)이 있었으나, 이들은 나찰녀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였는데, 수로왕이 부처에게 설법을 청하자 나찰녀가 오계를 받아 재해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재래의 설화는 재래의 신앙을 기반으로 하고, 불교 신앙을 대변하는 특정한 인물에게 귀의하는 역사적 변동이 핵심으로 드러난 것을 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불교설화는 정적으로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불교설화는 유형적 정의를 통해서 단편적으로 불교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불교와 토착 재래 종교의 심각한 역사적 갈등과 융합이 연속적인 서사의 역동적 변모를 통해 정리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불교설화에 담긴 이야기의 역동적 양상을 찾아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불교설화는 오늘날 「오세암」처럼 콘텐츠로 제작되어 대중적 전승력을 확보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종교적 특성 때문에 대중적 전승에 한계가 있다.

참고문헌

원전

『삼국유사』(일연)

단행본

서대석, 『한국신화의 연구』(집문당, 2001)
조동일, 『한국설화와 민중의식』(정음사, 1985)
조동일, 『삼국시대 설화의 뜻풀이』(집문당, 1990)

논문

최귀묵, 「불교신격과 재래신격의 만남」(『고전문학과 교육』 20, 한국고전문학교육학회, 2010)
관련 미디어 (2)
집필자
박현숙(건국대학교 강사, 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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