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이야기’ 교재 퇴출운동 (‘Yoko's tale’ )

사건
재미 한인들이 전개한 미국공립학교 교재퇴출 운동.
이칭
이칭
요코이야기,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요코이야기’ 교재 퇴출운동은 재미 한인들이 미국공립학교에서 벌인 교재 퇴출 캠페인이다. ‘요코이야기’라는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소설은 일본계 미국인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적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인 소녀와 가족들이 한국을 떠나는 과정을 그리면서 한국인이 일본 부녀자들에게 강간, 폭력을 일삼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에 재미한인사회는 역사 왜곡과 한인 비하 논란 등 문제가 있는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폐지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 뉴잉글랜드, 메릴랜드 등지의 학교에서 ‘요코이야기’가 퇴출되었다.

정의
재미 한인들이 전개한 미국공립학교 교재퇴출 운동.
개설

일명 ‘요코 이야기’라 이름 붙여진 『So Far from the Bamboo Grove』이라는 소설은 일본계 미국인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Yoko Kawashima Watkins)의 자전적 소설로, 일본인 소녀와 가족들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한국을 떠나는 과정을 그리면서 한국인이 일본 부녀자들에게 강간 · 폭력을 일삼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 역사 왜곡과 한인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재미한인사회는 이를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폐지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역사적 배경

교재퇴출 운동의 대상이 된 문제의 소설은 1986년 출판된 픽션으로서, 1945년 7월 함경북도 나남(청진시)에 살던 일제 고관의 딸 요코가 일제 패망을 앞두고 어머니, 언니와 함께 한국을 떠나 일본에 정착하는 과정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이 책은 미국의 학교에서 최초의 한인 문제제기가 있기 전까지 10년이 넘게 학교의 교재로 사용되어 오고 있었다. 저자는 뉴잉글랜드 보스턴 지역의 교사들과의 친분을 유지하며 각 학교를 투어하며 반전 강연을 하는 등 학교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작가여서 크게 문제삼지 않았고, 문제제기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저자를 옹호하는 미국 교사들의 옹호에 부딪혀 퇴출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오랜 투쟁이 필요했다.

경과

2006년 뉴욕의 한 사립학교 중학생인 허보은(당시 7학년, 11세) 양이 “이런 잘못된 내용을 가지고 수업할 수 없다” 며 수업 거부, 등교 거부를 하며 문제제기가 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보스턴에서는 의사인 아그네스 안 박사가 “왜 한국인은 일본인에게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느냐?”는 아들의 말을 듣고 조사에 나섰고, 뉴욕 허보은 양의 어머니 수산나 박씨와도 연락이 닿아 이들은 뜻있는 이들을 규합해 아시아 역사교육을 위한 부모회(Parents for an Accurate Asian History Education, PAAHE)를 결성했다. 이들은 지영선 보스턴 총영사를 찾아 학교와 교육 당국에 항의 편지를 보내주기를 청하였으며, 연합뉴스의 이기창 워싱턴 특파원은 관련 내용을 처음 발굴하고 취재 보도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미국 신문인 보스턴 글로브(Boston Globe)가 지속적으로 기사화하는 가운데, 하버드 대학의 한국학자 카터 에커르트(Carter Eckert) 교수는 보스턴 글로브지에 쓴 기고문에서 “이 책은...일본이 40년간 한국을 지배하면서 종군위안부나 강제 징용 등을 자행했던 역사적 맥락을 생략했다”고 언급했다. 아그네스 박, 뉴잉글랜드 한인학교의 남일 교장 등 한인들의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요코이야기의 교재 채택을 취소하는 학교들이 급격히 늘어났으나, 작가가 직접 순회 강연을 하고 있는 메사추세츠 주의 경우 2012년까지도 완전히 그 책을 교재에서 퇴출시키지는 못했다.

주 차원에서 요코이야기 교재 퇴출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성공한 것은 캘리포니아 주이다. 2007년 3월 코퍼티노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7학년 학생이 교재를 읽다 문제의 소설을 처음 지적하고 영사관에 알렸고,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는 지역 차원에서 전개되던 퇴출운동을 캘리포니아 주 전체로 확대시켰다. 협의회의 최미영 회장은 2008년 8월 27일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커리큘럼 담당인 토마스 아담스(Thomas Adams)에게 서신을 발송하고 ‘요코이야기’를 모든 필수 또는 권장 도서 목록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는 2008년 10월 서명운동을 전개하였고 한 달 만에 2만 3,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냈고, 2008년 11월 5일 캘리포니아 주는 마침내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요코 이야기’를 어학 교재에서 퇴출시키기로 전격 결정했다. 또한 ‘요코 이야기’ 교재를 만들어온 미국 현지 출판업자들은 회의에서 “역사적 왜곡 논란 등 문제점이 있어 교재를 자진 출간하지 않겠다” 입장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미국 내 교육구청 중 세 번째로 큰 프린스조지 카운티 교육청이 속한 메릴랜드 주에서는 켄무어 중학교 영어교사인 허선(미국명 밥 허)씨가 2007년 그 지역 171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요코이야기’를 퇴출시켰다. 한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인 허씨는 2007년 1월 요코이야기 논란을 다룬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에서도 이 책이 교재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먼저 해당 학교 영어과장과 교장을 설득해 켄무어 중학교에서는 교재로 쓰지 않는다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는 이어 메릴랜드 주 상원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 학생들에게 부정확한 역사를 가르치는 건 문제가 있으니 이를 바로잡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고, 카운티 교육청과 메릴랜드 주 교육부, 전미교사협의회 회장, 각 학교 영어 선생님들에게도 ‘요코이야기’의 퇴출을 주장하는 수 십 장의 편지를 보냈다. 프린스조지 카우티 교육당국자들은 허씨의 편지와 수 십 차례의 통화, 면담 등을 통해 마침내 교육청장과 8명의 교육위원, 영어 담당관 등이 의견을 모아 ‘요코이야기’ 퇴출 결정을 내렸다.

결과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교재 채택 저지운동은 큰 성과를 거두었고, 뉴잉글랜드와 메릴랜드 등지의 많은 학교들에서 ‘요코이야기’가 한인 학부모, 교사, 영사관, 종교단체 등의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퇴출되었다. 그러나 개별 학교차원에서는 여전히 ‘요코 이야기’를 교재로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 역사교육을 위한 부모회(PAAHE)’는 2010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매사추세츠 주립대 교육대학원의 미국인 교수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코리안 스터디 워크숍’을 열었고, 여기에 참석한 현지교사 27명과 함께 토론시간을 가지며 ‘요코이야기’가 왜 잘못됐는지를 지적하며 대책을 협의하기도 하는 등 각 지역의 뜻있는 한인들은 여전히 완전한 퇴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요코이야기 교재퇴출 운동은 한인들이 단결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큰 힘이 발휘될 수 있고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운동이 한창 벌어질 때는 퇴출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확신도 가질 수 없었고, 미국 정부 관계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 · 일간의 ‘감정싸움’ 정도로 보아 그다지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을 가능성 등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다.

참고문헌

『근현대 한일관계의 제 문제』(동북아역사재단 편, 동북아역사재단, 2010)
『연합뉴스』, 2012.12.03; 2008.11.5; 2007.5.27)
『뉴시스』(2012.12.2)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2008.11.20)
『워싱턴 중앙일보』(2008.3.15)
『arirang21.com』(2007.4.26)
『동아일보』(2007.1.23)
『코리아타임즈』(2007.1.19)
『한겨레』(2007.01.18)
『KoreaMonitor』(2007.02.02)
『Boston.com News』(Dec, 16, 2006)
집필자
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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