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 이선제 묘지는 조선 전기, 문신 이선제의 분청사기로 만든 묘지(墓誌)이다. 불교식 위패형으로 1454년에 제작되었다. 조선 15세기 전반은 주자가례의 상장례가 제도적으로 구체화되기 이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자기제 묘지가 제작되었다. 이선제 묘지도 형태와 제작 기법에서 과도기적인 유교식 상장례의 정황을 볼 수 있는 자료이다. 2018년 6월 27일 보물로 지정되었고, 국립광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 이선제 묘지는 측면이 삼각형이 되도록 두 장의 장방형판을 맞붙인 위패(位牌) 형태로 제작되었다. 장방형판은 아랫부분이 넓고 위로 가면서 약간 좁아지는 사다리꼴 형태이다. 판의 상단은 모서리를 잘라내어 삼면으로 각이 진 형태이며, 하단은 두 줄의 백상감선으로 구획을 하고 연판문대를 음각하였다.
특히 상단의 모서리를 잘라내는 형태는 조선 전기에 많이 제작되는 능묘비(陵墓碑)의 규수(圭首)와 유사하여 연관성을 볼 수 있다. 하단에 두른 연판문대는 불교식 위패의 받침대 형태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15세기 후반부터 장방형의 백자 묘지가 제작되기 때문에 이선제 묘지는 형태, 기법, 재질, 장식 등에서 주자가례의 상장례가 정착되기 이전의 과도기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