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12세기는 고려청자의 제작 기술이 발전하여 청자의 기형과 문양이 다양해지고 유색(釉色)은 아름다운 푸른빛을 내는 절정기이다. 1123년에 고려에 왔던 서긍은 『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서 "고려인들이 청자의 푸른색을 비색(翡色)이라고 부른다."고 하여 당시에 청자의 색이 중요하게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청자 붓꽂이는 크게 장방형의 몸체와 받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기는 높이 8.8㎝, 길이 16.8㎝이다. 몸체 양면에는 연화당초문이 투각되었고, 측면은 용의 목부분에서 용두(龍頭)로 이어진다. 몸체 양측면에 부착된 용두의 사실적인 표현과 조각 기술은 청자 필가의 핵심이다.
용두의 전체 형상은 틀로 성형하고 비늘이나 갈퀴 등의 세부 표현은 굵기와 깊이가 다른 선으로 섬세하게 음각하였다. 용두의 눈은 산화철 안료로 표현하여 표정과 모습에 생동감을 더하였다.
굽바닥까지 완벽하게 시유(施釉)하였고 모서리 네 곳에 유약을 살짝 닦아내고 백색내화토빚음을 받친 흔적이 남아 있다. 요나라 삼채자기(三彩瓷器) 중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필가가 있어서 고려와 요의 교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청자 붓꽂이는 투각, 음각, 철채, 상형 등의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고려 12세기 청자 제작 기술과 조형적 완성도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기형, 문양, 유색 등 조형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높고,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이 소재로 사용된 점, 개성 일대에서 출토된 점 등으로 고려 왕실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3월 8일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