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음각환문 병은 고려시대 금속기의 조형을 모방하여 청자로 제작한 의례기이다. 청자 병의 기형, 유색 등 제작 상태가 매우 정교하고 품질이 우수하여 왕실 등 상위 계층에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12세기 고려청자의 제작 수준과 금속기 조형의 일면을 볼 수 있는 공예사·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2017년 12월 26일 보물로 지정되었고,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고려 12세기에는 청자가 금속기의 조형을 모방하여 제작되었고, 금속기의 형태를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청자의 제작 기술이 발전하는 시기이다. 1123년(인종 원년)에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은 『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서 "청자가 금은기보다 귀하다."고 기록할 정도로 청자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크기는 높이 22.0㎝, 구경 7.2㎝, 굽지름 8.0㎝이다. 구연부는 밖으로 살짝 벌어지는 형태이며, 어깨 부분에 돌대(突帶)를 돌리고 몸체는 하부로 가면서 풍만해지는 형태이다. 몸체 양쪽에 부착된 손잡이, 손잡이 윗면에 뿔모양 돌기, 손잡이 양면에 각이 지게 단(段)을 조각한 점, 몸체 상부에 음각으로 된 환문, 높고 밖으로 벌어지는 굽다리 등의 표현은 금속제 기물의 형상을 모방한 것이다. 제작 상태는 매우 정교하며 비색을 띠는 유색도 매우 단아하다. 굽 접지면(接地面)에 유약을 닦아내고 가는 모래가 섞인 내화토빚음을 받쳐서 번조한 흔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