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승려 지식인 삼장법사 현장이 한문으로 번역하였다.
부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백련사(白蓮寺) 소장의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1권(券) 1축(軸)은 전체 16장이 두루마리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면서 권축장(卷軸裝)의 장정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전체의 크기는 가로 747.2㎝×세로 27.4㎝ 정도이며, 본문 내용의 상하 부분에 있는 바깥 테두리의 광고(匡高) 규격이 22.4㎝ 정도이다.
판식(版式)은 본문 내용 밖의 상하 부분이 각각 한 줄의 검은 선으로 표시된 상하단변(上下單邊)이며, 본문 밖의 네 부분이 한 줄의 검은 선으로 두른 사주단변(四周團邊)의 흔적도 남아 있다. 개별 장은 개별 본문의 각 줄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없는 무계(無界)이다. 특정의 개별 장의 전체에 새겨진 전곽(全郭)의 행자 수는 제1장이 22행 14자이며, 제2장부터는 23행 14자이다.
권수제(卷首題)는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如来夲願功徳経)”이며, 권수제 아래에는 ‘공(恭)’이라는 천자문의 함차(函次)가 배열되어 있다. 권수제의 다음 행에는 “대당삼장법사현장봉 조역(大唐三蔵法師玄奘奉詔譯)”이라는 글씨가 본문보다 작은 글자로 표기되어 있다.
권미제(卷尾題)는 생략되어 있으며, 본문 내용 가운데는 송나라 태조(太祖)의 할아버지 조경(趙敬)과 관련된 경(敬) · 경(竟) 자의 일부에서 결획(缺畵) 현상이 보인다.
제1장을 제외한 개별 장의 본문 앞부분에 작은 글자로 새겨진 판수제(板首題)는 “약사본원공덕경(藥師夲願功徳経)”이며 그 아래에는 ‘권(卷) 제이장(第二丈) 공(恭)’과 같이 권(卷) · 제(第) · 장차(張次) · 장(張) 및 천자문 함차가 표기되어 있다.
제15장의 판수제는 다른 장차와 달리 권(卷) 자가 생략되고 장(丈) 자가 장(張)의 이체자(異體字)로 새겨져 있다. 판수제 가운데는 단권(單卷)이면서 권(卷) 자를 넣고 장(張)을 장(丈) 자로 표기한 사례가 특이하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은 동방유리광(東方琉璃光) 세계를 주관하며 중생들의 온갖 질병 치유, 재난 소멸, 수명 연장과 함께 극락왕생 등을 베푸는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가 성불(成佛) 이전에 수행할 때 발원한 12가지의 큰 서원과 공덕을 설법한 불교 기록유산으로, 약사신앙(藥師信仰)의 근본 경전이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4∼5종류의 한문 번역본 가운데 삼장법사 현장의 한역본이 비교적 많이 유통 · 간행되었다. 약사유리광여래는 약사여래(藥師如來), 유리광왕(瑠璃光王), 대의왕불(大醫王佛), 의왕선서(醫王善逝), 의왕불(醫王佛)이라고도 불린다.
백련사 소장의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1권 1축은 삼장법사 현장의 한역본으로, 11세기 판각된 초조대장경판 가운데 편제된 해당 목판을 후대 인출(印出)한 불교 기록유산이다.
초조대장경이 11세기 판각된 이후,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산의 부인사(符仁寺)에 소장되어 있다가 1232년( 고종 19) 몽골 침략으로 불타버렸으므로, 백련사 소장의 해당 판본은 13세기 중엽 이전의 시기에 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권축장의 장정 흔적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불복장용(佛腹藏用)으로 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백련사 소장의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1권 1축은 ‘권수제― 한역 정보― 본문 내용’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권미제와 간행 정보가 생략되어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제1장을 제외한 제2∼16장에는 판수제가 표기되어 있다.
본문 내용 가운데는 송나라 태조의 할아버지 조경의 피휘(避諱)인 경(敬) 자와 겸피자(兼避字)인 경(竟)자가 제12장 22행의 12번째 글자와 제4장 7행의 13번째 글자에서 각각 마지막 획의 결획 현상이 발견된다. 그러면서 제1장 7행 8번째, 제8장 22행 5번째, 제10장 1행 12번째 · 6행 8번째 · 8행 3번째 · 14행 12번째 · 17행 3번째, 제11장 18행 1번째, 제13장 1행 4번째, 제16장 5행 9번째 등과 같이 각각 다른 공간에 새겨진 경(敬) 자의 경우에는 결획도 없이 피휘되지 않은 정자의 형태가 확인되기도 한다.
외형적 형태를 비롯하여 전체적인 구성 체계와 함께 권수제 · 한역 정보 · 판수제의 구성 형태, 배치 공간 및 서체, 그리고 피휘 여부 등이 보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전적(陜川 海印寺 大寂光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腹藏典籍) 가운데 포함된 초조본(初雕本)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과 동일하다.
백련사 소장의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1권 1축은 몽골 침략으로 불타버린 초조대장경판의 조성 불사 실체와 성격을 비롯하여 조성 불사 당시의 현실 인식, 인출 역량과 먹 · 종이의 종류, 해당 경판의 복원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 자료로서 역사 · 문화적인 가치를 가진다.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백련사에 소장되어 있으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3월 19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