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온릉(溫陵) 개원련사(開元蓮寺)의 승려 지식인 계환이 주해 · 저술하였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폭포사(瀑布寺) 소장의 『묘법연화경』 4권 1책은 계환이 주해하여 지은 『묘법연화경요해』 전체 7권 가운데 권4∼7이며, 다섯 구멍을 뚫고 실로 꿰맨 오침안정법(五針眼訂法)의 선장본(線裝本)이다.
누른 색 계통의 표지와 실은 후대 수리 · 개장(改裝)되었다. 전체의 크기는 가로 17.1㎝×세로 28.6㎝이며, 표지 안의 본문 내용을 두른 테두리 안쪽의 반곽(半郭) 규격이 가로 13.4㎝×세로 19.8㎝이다. 앞표지에는 표지 제목을 먹으로 썼다가 지운 흔적이 보인다.
판식(版式)은 본문 밖의 네 부분이 한 줄의 검은 선으로 표시된 사주단변(四周團邊)이며, 개별 본문의 각 줄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없는 무계(無界)이다. 개별 장은 가운데로 접는 판심(版心)의 형태이다. 판심에는 물고기의 꼬리 모양으로 장식한 어미가 없는 무어미(無魚尾)이며, 판심제(版心題)가 있다. 특정의 개별 장을 가운데로 접은 반곽의 행자 수는 10행 20자이다.
권수제(卷首題) · 권미제(卷尾題)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며, 그 아래에는 권제사(卷苐四)처럼 권(卷) · 제(苐) · 권차(券次)가 새겨져 있다. 권7의 권미제는 ‘제(苐)’ 자가 ‘제(第)’ 자이다. 권수제 다음 행의 주해 정보는 “온릉개원련사비구 계환 해(溫陵開元蓮寺比丘 戒環 觧)”이다.
판심에는 “법(法)”이라는 작은 글자의 판심제 아래에 사(四) 일(一)처럼 권차 · 장차(張次)가 배열되어 있다. 권4 · 5 · 7의 권미제 다음에는 시주질(施主秩)이 찍혀 있다. 권7의 시주질 다음 장에 배치된 제54 · 55장에는 성달생(成達生)의 발문(跋文)과 함께 간행 정보가 있다.
법화사상(法華思想)을 담고 있는 『묘법연화경』은 천태종의 근본 경전으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조성 · 유통된 대표적인 불교 기록유산이다. 『묘법연화경』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최소 160여 종류가 조성 · 유통되었다.
폭포사 소장의 『묘법연화경』은 구자국(龜玆國) 출신으로 후진(後秦)에서 활동한 구마라습이 한역(漢譯)한 『묘법연화경』을 송나라 임제종(臨濟宗)의 승려 지식인 계환이 주해 · 저술한 『묘법연화경요해』로, 1477년경 전라도 고산(高山)의 불명(佛明山) 화암사에서 개판한 목판을 후대 찍어 만든 인출본이다.
해당 목판은 1443년(세종 25) 성달생이 쓴 판본을 화암사에서 조성한 목판을 원천자료로 삼아 1477년경 화암사에서 다시 판각한 복각(復刻) 경판(經板)이다. 해당 목판의 조성 불사는 효령대군(孝寕大君) · 월산대군(月山大君)과 함께 서평군(西平君) 한계희(韓継喜) 등 청주한씨(淸州韓氏)의 일족이 발원(發願) · 시주(施主)로 주도하였다.
해당 목판을 새긴 각수(刻手)는 선사(禪師) 보명(宝明) · 옥섬(玉暹) · 지숭(智崇) · 의경(義敬) · 창민(唱敏)이, 목판을 다듬는 연판(鍊板)은 학수(学修)가, 공양주(供養主)는 담경(淡冏)이, 시주를 권유하는 권화(勸化)는 민경(敏冏) · 구수(求修) · 보우(宝牛) · 민주(敏珠) · 월암(月菴)이, 대화주(大化主)는 자운(自云)이 각각 분담하였다.
폭포사 소장의 『묘법연화경』 4권 1책은 표지 · 면지 안에 권수제― 주해 정보― 분과품 제목― 본문 내용― 권미제― 시주질 · 발문 · 간행 정보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권4의 권미제 다음에는 대시주여산송씨(大施主礪山宋氏) · 사직최중동양주(司直崔仲同兩主) · 김득중양주(金得中兩主) · 소서비(小西非) · 황득명양주(黃得明兩主) 등 30명의 시주질이, 권5의 권미제 다음에는 대시주임막산(大施主林莫山) · 강건지양주(姜巾之兩主) · 한룡양주(韓竜兩主) 등 48명의 시주질이, 권7의 권미제 다음에는 대시주막비(大施主莫非) · 최중운양주(崔仲沄兩主) · 김말생양주(金末生兩主) 등 36명의 시주질이 각각 표기되어 있다.
권7의 시주질 다음 장에 있는 제54 · 55장에는 “세재무신정모상거려기유춘도인해운내방청사능엄간재수전광행법시(嵗在戊申丁母䘮居廬己酉春道人海云来訪請㕐楞嚴刋梓壽傳廣行法施)…… 우청사연경(又請㕐蓮経)…… 주상전하만세(主上殿下壽萬嵗) 태종대왕증불지선망부모생정찰자(太宗大王證佛智先兦父母生淨刹者) 성화십삼년정유이월일□□□□□중추원사(成化十三年丁酉二月日□□□□□中樞院事) 창녕성달생 근발(昌寕成達生 謹䟦)” 등과 같이 해당 목판의 판하본(板下本)을 쓴 시기 · 주체 · 경위와 함께 세종의 장수와 태종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성달생의 발문이 있다.
성달생의 발문은 1443년 화암사에서 조성한 목판과 동일하며, “정통팔년계해오월(正統八年癸亥五月)”이 “성화십삼년정유[1477년]이월”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성달생의 발문을 이어 “효령대군(孝寕大君) 월산대군(月山大君) 정경부인윤씨(貞敬夫人尹氏) 숭정대부서평군한계희(崇政大夫西平君韓継喜) 가선대부참판한계선(嘉善大夫叅判韓継善) 숭정대부청평군한계순(崇政大夫淸平君韓継純) 자헌대부오위도총부도관서양군한의(資憲大夫五衛都摠府都舘西陽君韓㠖) 각수등(刻手䒭) 선사보명(禅师宝明) 선사옥섬(禅师玉暹) 지숭(智崇) 의경(義敬) 창민(唱敏) 연판(鍊板) 학수(学修) 공양주(供養主) 담경(淡冏) 권화등(勧化䒭) 민경(敏冏) 구수(求修) 보우(宝牛) 민주(敏珠) 월암(月菴) 대화주(大化主) 자운(自云) 전라도고산지불명□□□□□□(全羅道高山地佛明□□□□□□)”이라는 해당 목판의 발원 · 시주 · 각수 · 연판 · 공양주 · 권화 · 화주 역할을 분담한 간행 조직과 함께 간행 정보 등이 나열되어 있다.
이 가운데 불명(佛明) 다음의 마모 · 훼손 글자는 “산화암사개판(山花巖寺開板)”으로, 해당 목판이 불명산 화암사에서 개판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권6의 권미제 아래와 간행 조직 · 정보의 빈 공간에는 연밥 형태의 문양이 양각 · 음각되어 있기도 하다.
폭포사 소장의 『묘법연화경』은 전체 7권 가운데 권4∼7의 1책으로 영본(零本)이나, 시주질 · 간행 정보가 비교적 풍부하게 남아 있으므로, 1477년 목판 조성 불사 당시 불명산 화암사의 출판인쇄 실체 · 역량 및 조직체계를 비롯하여 불교 사상적 경향과 소속 사원 및 인적 연계망 등과 같은 역사 · 문화적인 실체를 진단할 수 있는 원천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폭포사에 소장되어 있으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10월 23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