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조선시대 대웅전에 봉안되었다. 석가불은 이 세상인 사바세계(娑婆世界)의 교주이고, 약사불은 약사유리광세계의 교주이며, 아미타불은 극락정토세계의 교주이다.
즉 석가불은 현세이면서 이 세계의 부처님이고, 약사불은 동방(東方)의 부처님이면서 과거의 부처님이며, 아미타불은 서방(西方)의 부처님이면서 미래의 부처님이어서 시간적인 세(世)는 과거 · 현재 · 미래세이면서 이 세계, 동방세계, 서방세계 등 공간적인 세(世)도 되는 것으로 시 · 공간적인 삼세의 부처님이라는 뜻이다.
원래 삼세불상은 시간적인 과거 · 현재 · 미래불만 알려져 있었다. 법화사상에서는 과거불은 정광불(定光佛), 현재불은 석가불, 미래불은 미륵불 등 삼세불이었으나 조선시대에는 16나한전(癩漢殿=應眞殿)에 시간적인 삼세불을 봉안했고, 큰 대웅전에는 시 · 공간적인 삼세불을 봉안했다. 이러한 삼세불을 도상화하면 삼세불상이 된다.
조선시대 대웅전의 삼세불상은 현재 상당수 남아 있는 편이다. 예컨대 왕룡사원 삼세불상(1579년), 논산 쌍계사 대웅전 삼세불상(1605년), 동학사 대웅전 삼세불상(1606년), 관룡사 대웅전 삼세불상(1629년), 하동 쌍계사 대웅전 삼세불상(1639년), 불갑사 대웅전 삼세불상(1635년), 진주 응석사 삼세불상(1643년), 서울 봉은사 대웅전 삼세불상(1651년) 등 많은 예들이 남아 있다.
왕룡사원 삼세불상은 원래 팔공산 환성사(還城寺) 대웅전에 봉안되었던 아미타(1466년) 및 석가와 약사불(1579년)이 조합된 삼세불상인데 원래 있던 아미타불상을 사용해서 우(右)불상으로 삼고 본존 석가와 약사불을 새로이 조성해서 대웅전의 삼세불로 봉안했던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1466년에 조성된 아미타불상은 뾰죽한 육계, 갸름한 수형 얼굴, 세장한 체구 등 15세기 중엽 전후의 새로운 불상 양식을 보여주는 상인데 비해 1579년에 새로이 조성된 석가 · 약사불상은 성근 나발, 강한 얼굴, 건장한 체구를 보여주고 있다.
1605년작 논산 쌍계사 대웅전 삼세불상은 장대한 체구, 부은 듯한 눈을 가진 우아하고 긴 얼굴의 특징을 보여주는 당대의 최고 걸작이다. 서울 강남 봉은사(奉恩寺) 대웅전의 삼세불상은 1651년에 조성된 전형적인 삼세불상이다. 왕룡사원의 환성사 삼세불상 조성기처럼 이 불상의 조성기에 삼세불상이라 분명히 기록한 당대 최고의 걸작 삼세불상이다.
석가 · 약사 · 아미타 삼세불상은 조선시대에 가장 많이 유행한 대표적 삼불상으로 조선시대 불전(佛殿)을 대표하는 큰 대웅전에 봉안되었던 것이다. 특히 동아시아 대승불교를 대표했던 법화사상과 화엄사상 가운데 법화사상에 의하여 조성되었던 시간과 공간을 상징했던 삼세불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