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온릉(溫陵) 개원련사(開元蓮寺)의 승려 지식인 계환이 주해 · 저술하였다.
부산광역시 고불사 소장의 『묘법연화경』 7권 3책은 다섯 구멍을 뚫고 실로 꿰맨 오침안정법(五針眼訂法)의 선장본(線裝本)이다. 황색 계통의 표지와 실은 후대에 수리, 개장(改裝)되었다. 전체의 크기는 가로 21.3㎝×세로 35.5㎝이며, 표지 안의 본문 내용을 두른 테두리 안쪽의 반곽(半郭) 규격이 가로 16.1㎝×세로 25.8㎝이다.
앞표지에는 표지 제목이 없다. 판식(版式)은 본문 밖의 네 부분이 한 줄의 검은 선으로 표시된 사주단변(四周團邊)이며, 개별 본문의 각 줄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없는 무계(無界)이다. 다만, 권4의 권미제(卷尾題) 부분 등과 발문(跋文), 시주질(施主秩), 간행 정보에는 경계선이 있는 유계(有界)이다.
개별 장은 가운데로 접는 판심의 형태이다. 판심에는 물고기의 꼬리 모양으로 장식한 어미가 아래쪽으로 향하는 상하하향흑어미(上下下向黑魚尾)이며, 판심의 위아래로는 굵은 검은 선이 없는 백구(白口)이다. 위아래의 어미 아래에는 판심제 · 권차(券次) 및 장차(張次)가 각각 표시되어 있다. 특정의 개별 장을 가운데로 접은 반곽의 행자 수는 10행 18자이다.
서문 제목은 “묘법연화경요해서(妙法蓮華經要觧序)”이며, 서문 제목 다음에 “전주복주상생선원사조사문급남찬(前住福州上生禅院嗣祖沙門及南撰)”이라는 작은 글자의 서문 저술 정보가 배열되어 있다. 권수제(卷首題), 권미제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며, 그 아래에는 권제삼(卷第三)처럼 권 · 제 · 권차가 새겨져 있다.
권1의 권미제와 권2의 권수제는 탈락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다. 권수제 다음 행의 주해 정보는 “온릉개원련사비구계환해(溫陵開元蓮寺比丘戒環觧)”이다. 요해서의 판심에는 “묘법연화경서(妙法蓮華經序)”의 아래 어미에 일(一) · 이(二)의 장차가 작은 글자로 표시되어 있다.
본문의 판심제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묘법(妙法)이다. 판심제의 아래에는 일(一) 등의 해당 권차가 있으며, 아래에 위치하는 어미 밑에는 일(一) 등의 해당 장차가 표기되어 있다. 권7 권미제의 다음 장에 있는 췌세옹(贅世翁) 김열경(金恱卿)의 발문에는 판심제가 법발(法䟦)이며, 그 아래의 어미 밑에 해당 장차 일(一) 등이 찍혀 있다. 발문에는 시주질, 간행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법화사상(法華思想)을 담고 있는 『묘법연화경』은 천태종의 근본 경전으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조성 · 유통된 대표적인 불교 기록유산이다. 『묘법연화경』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최소 160여 종류가 조성 · 유통되었다.
고불사 소장의 『묘법연화경』은 구자국(龜玆國) 출신으로 후진(後秦)에서 활동한 구마라집이 한역한 『묘법연화경』을 송나라 임제종(臨濟宗)의 승려 지식인 계환이 주해 · 저술한 『묘법연화경요해(妙法蓮華經要解)』로, 1493년(성종 24) 음력 2월경 충청도 홍산(지금의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 만수산의 무량사에서 간행한 목판을 후대 찍어 만든 인출본(印出本)이다.
해당 목판의 조성 불사는 1491년(성종 22) 음력 2월에 시작하여 이듬해 음력 5월까지 이어졌으며, 1492년(성종 23) 음력 2월 김열경이 관련 발문을 지으면서 마무리되었다. 조성 불사에서는 세조(世祖)와 정희왕후(貞熹王后) 및 예종(睿宗) · 덕종(德宗)의 극락왕생, 인수왕대비(仁粹王大妃) · 인혜왕대비(仁惠王大妃)와 국왕 성종(成宗) 및 왕비 · 세자의 장수, 나라의 태평과 백성들의 안녕, 불교 교리의 지속 등을 기원하였다.
왕실의 덕원군(徳源君)을 비롯하여 전(前) 장의대사(蔵義大師) 예암(礼庵)과 대선사(大禅師) 운혜(雲恵) · 신명(信明) 등의 승려 지식인, 갯동(㖋同)과 강수산(姜守山) 부부 및 우바이(優婆夷) · 옥비(玉非) 등과 같은 세속의 단월(檀越)들이 참여하였으며, 대시주로는 김내은금(金內隐金) 등이었다.
조성 불사는 광명사(廣明寺) 주지를 지냈으며, 췌세옹의 오랜 친구였던 화엄종(華嚴宗) 승려 지희(智煕)가 만수산의 무량사에 머물면서 주관하였다. 홍산현감 이영화(李英華)도 조성 불사에 관여하였다.
고불사 소장의 『묘법연화경』 7권 전체는 권1∼2, 권3∼4, 권5∼7의 3책이다. 표지 · 면지 안에 요해서, 권수제, 주해정보, 분과품 제목, 본문 내용, 권미제, 발문 · 시주질 · 간행정보 등의 순서로 구성 · 배열되어 있다. 요해서는 “정강정미모춘중한일근서(靖康丁未莫春中澣日謹序)”로 마무리되어 있다.
권7 권미제 다음의 해당 발문에는 “화엄사지희거만수산무량사간(華厳師智煕居萬夀山無量寺刋) 현릉묘위춘궁유환질소기주자법화경극묘내중조언(顯陵廟為春宮有患疾所祈鑄字法華経極妙乃重雕焉) 자체심공전지심연(字體甚工鐫之甚硏) 시어신해춘이월(始扵辛亥春二月) 공흘우임자하오월(工訖于壬子夏五月)…… 이차승인회향봉위(以此勝因囬向奉為) 세조혜장대왕(世祖惠荘大王) 정희왕후(貞熹王后) 예종양도대왕(睿宗襄悼大王) 덕종회간대왕청련좌하보살동유(徳宗懐簡大王靑蓮座下菩薩同遊) 봉축(奉祝) 인수왕대비전하초위연경(仁粹王大妑殿下椒闈衍慶)…… 황명홍치육년세재계축중춘췌세옹김열경근발(皇明弘治六年嵗在癸丑仲春贅世翁金恱卿謹䟦)”로 기록되어 있다.
이어, “전장의대사예암(前蔵義大師礼庵)…… 간화전광명사주지대사지희(幹化前廣明寺住持大師智煕) 조봉대부행홍산현감홍주진관병마절제도위이영화(朝奉大夫行鴻山縣监洪州鎮管兵馬節制都尉李英華)” 등의 시주질 · 간행 정보가 찍혀 있다.
고불사 소장의 『묘법연화경』은 일부 마모 · 훼손되어 있으나, 발문 · 시주질 · 간행 정보가 비교적 풍부하게 남아 있으므로, 1491∼1493년 목판 조성 불사 당시에 충청도 홍산 만수산 무량사의 출판 인쇄 실체 · 역량 및 조직 체계를 비롯하여 불교 사상적 경향과 인적 연계망 등과 같은 역사 · 문화적인 실체를 진단할 수 있는 원천 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10월 23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