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절은 문장에서 서술어 구실을 하는 절이다. 풀이마디, 용언절이라고도 한다. 서술어는 하나인데 주어로 보이는 명사구가 두 번 이상 나타나는 문장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이다. 국어에서는 절 전체가 서술어 기능을 하는 서술절을 설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 문장의 형식으로 다른 문장에 들어가 더 큰 문장을 만든다. 서술절을 가진 안은문장은 첫 번째 명사구가 ‘이/가’ 대신 ‘은/는’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의 ‘은/는’은 ‘주제’나 ‘화제’의 의미가 강하다. 서술절은 다른 절과 다르게 절을 만들어 주는 문법 요소가 없다.
“코끼리가 코가 길다.”처럼 하나의 단문에 주격 형태로 보이는 ‘이/가’가 거듭 나타나는 문장은 한국어 발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장이다. 이러한 형태의 문장은 한국어나 일본어처럼 [주어-목적어-서술어(SOV)] 유형의 언어에서는 나타나지만, 영어와 같은 [주어-서술어-목적어(SVO)] 유형의 언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어에서는 이런 주격 형태로 보이는 ‘이/가’가 거듭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절 전체가 서술어 기능을 하는 서술절을 설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코끼리가 코가 길다.” 문장은 [주어-서술절]의 구조로, 주어는 ‘코끼리가’이고 ‘코가 길다.’는 서술절로서 서술어 기능을 하며, ‘코가’는 서술절의 주어이다. 그리고 전체 문장은 서술절을 안은 겹문장이 된다.
서술절을 인정하는 논의는 전통이 오래되었다. 김두봉(1922), 최현배(1937), 정인승(1965) 등이 서술절을 인정하는 초기 논의들이다. 이들 논의에서는 주격 중출 시 둘째 주격 명사구는 서술절을 이루어 첫째 주격과 복합문을 이룬다고 보았다. 즉 주격 중출 시 첫째 주격은 뒤의 서술절을 내포한 포유문의 주어가 된다는 견해이다.
전통문법에서는 대부분 서술절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표면 구조의 형태를 중심으로 문법을 기술하였기 때문에 ‘이/가’의 형태를 주어-주격의 일대일 관계로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생성문법이 도입된 이후에 문장의 구조를 심층구조와 표층구조로 나누어 다루고 격이론을 수용함으로써 서술절 구문 처리에 대하여 다양한 논의를 펼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대소 주어설, 대소 관계설, 기저적 단주어설, 주제어설, 다주어설, 다기능어설 등이 있다.
서술절을 가진 안은문장은 한 문장이 서술절의 형식으로 다른 문장 속으로 들어가 더 큰 문장을 만드는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다. 서술절을 가진 안은문장은 명사절을 가진 안은문장이나 관형사절을 가진 안은문장 등 다른 문장과 차이나는 점이 있다.
먼저 명사절을 안은문장이나 관형사절을 가진 안은문장 등에서는 각각 ‘-(으)ㅁ’, ‘-기’나 ‘-(으)ㄴ’, ‘-는’, ‘-(으)ㄹ’, ‘-던’ 등의 문법 요소에 의해 절이 만들어지지만 서술절을 가진 안은문장에서는 절을 만들어 주는 뚜렷한 문법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동사나 형용사가 통사적으로 명사나 관형사처럼 쓰이는 명사절이나 관형사절과 달리 서술절은 동사나 형용사가 서술어로 쓰이기 때문에 별다른 표지가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서술절은 위에서 제시한 예들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한 문장에서 주어로 볼 수 있는 명사구가 두 번 이상 나타나는 것에 의해 식별된다.
다음으로, 서술절을 가진 안은문장은 첫 번째 명사구가 ‘이/가’ 대신 ‘은/는’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 번째 명사구가 ‘이/가’를 가질 때에 ‘은/는’을 가지면 ‘주제’ 내지 ‘화제’의 의미가 강해진다.
서술절을 가진 안은문장으로 보는 입장은 학교문법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서술절은 명사절, 관형사절 등과 달리 어미나 조사 같은 서술절의 표지가 없다는 점, 서술절을 내포한 문장이라고 하더라도 어떻든 서술어는 하나만 나타난다는 점, 상위문의 주어가 서술절 속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 ‘할아버지가 돈이 많이 있으시다’와 같은 문장에서 ‘-시-’가 서술절의 주어가 아닌 상위절의 주어와 일치하는 현상을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비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