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간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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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2~3종 등의 복수 저작을 목판으로 동시에 간각하여 하나의 책으로 합쳐서 간행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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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합간본은 서로 다른 2종 이상의 복수 저작을 목판으로 동시에 간각(刊刻)하고 인쇄도 같이 하여 하나의 책으로 합쳐서 간행하거나 제책(製冊)한 책이다. 목판본으로 간각하여 한 책으로 합쳤을 때는 합각본이라 하며, 활자판이나 석판으로 인출해서 합쳤을 때는 합인본이라고 한다. 본래 따로 간인했던 책을 후대에 필요에 따라 합해 장정한 경우에는 합철본이라고 구별해 지칭한다.

목차
정의
서로 다른 2~3종 등의 복수 저작을 목판으로 동시에 간각하여 하나의 책으로 합쳐서 간행한 책.
내용

합간본(合刊本)은 서로 다른 2종 이상의 도서를 한꺼번에 목판으로 새겨서 ‘한 책[1冊]’으로 합쳐서 간행(合刊) · 제책(製冊)한 것을 일컫는다. 목판본으로 간각하여 한 책으로 합쳤을 경우에는 합각본(合刻本)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활자판(活字版) 또는 석판(石版)으로 인출(印出)하여 하나의 책으로 합친 경우에는 합인본(合印本)이라 칭한다. 이와 달리, 본래 따로 간인한 2~3종 이상의 저작을 후대에 소유자 또는 소장자 등이 필요에 따라 1책 등으로 합쳐 꿰매어서 장정(裝幀)한 경우 합철본(合綴本)으로 구별하여 지칭한다. 합간본과 합철본은 그 성격이 다르므로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합간본의 대표적인 사례로 불가서(佛家書)의 간행에서, ‘ 『수심결(修心訣)』, 『진심직설(眞心直說)』,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3종 이상의 저술이 합간되어 간행된 것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진심직설』이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의 저술이라고 추정 · 인식되면서 인정(認定)의 단계로 전환되었다.

현존하는 『진심직설』은 1584년에 간행된 명(明) 북장판(北藏版)과 1598년에 간행된 개원사(開元寺) 간본의 두 계통이 있다. 개원사 간본의 저본(底本)은 북장판보다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또 북장판은 후대에 간행된 가흥장(嘉興藏) · 용장(龍藏) 등의 저본이 되었다. 그런데 이 두 간본에 수록되어 있는 『진심직설』에는 저자가 명기되어 있지 않다. 개원사본은 『고려국 보조선사 수심결(高麗國普照禪師修心訣)』과 합간되어 있는데, 『수심결』의 저자는 ‘고려국 보조선사(高麗國普照禪師)’라고 분명히 밝혀져 있다. 반면에 『진심직설』에 대해서는 ‘고덕선사진심직설(古德禪師眞心直說)’로 되어 있을 뿐 ‘고덕선사’가 누군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또한 북장판 『진심직설』의 경우, 지눌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및 몽산덕이(蒙山德異)와 관련된 법어(法語) 3편과 합간되어 있는데, 여기에도 ‘고덕선사진심직설’로 되어 있다. 따라서 16세기의 중국에서는 『진심직설』을 ‘저자 미상’의 저술로 판단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17세기에 접어들면서 『진심직설』의 저자는 ‘지눌’이라고 추정되기 시작했다. 우선 1606년에 간행된 가흥장판(嘉興藏版) 『진심직설』에는 그 제명(題名)이 북장판과 달리 ‘고덕선사라는 저자명이 누락된 『진심직설』’로 되어 있고, 장정(裝幀) 또한 ‘『고려국 보조선사 수심결』 · 『진심직설』 · 『계초심학인문(부록)』 · 『보장론(寶藏論)』’이 1책으로 제책(製冊)되어 합간본으로 간행되면서, 『진심직설』이 지눌의 저술로 판단하게 되는 개연성이 다분하게 되었다. 게다가 『진심직설』의 바로 뒤에는 지눌의 저술인 『계초심학인문』이 부록으로 붙어 있다. 즉 『진심직설』은 지눌의 저술인 『수심결』과 『계초심학인문』 사이에 섞여 있어서, 지눌의 저술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경향이 굳어지게 되었다.

『진심직설』이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조선시대 이충익(李忠翊, 1744~1816)이 중국에서 『진심직설』을 필사해 오면서부터이며, 그 이전에는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눌의 비문에 적힌 저술 목록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경향으로 인하여 18세기 후기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는 ‘『진심직설』의 저자가 고려의 보조지눌이다.’라고 알려지게 되면서 현대까지 ‘보조지눌 저, 『진심직설』’이라고 밝히고 있는 단행본도 수없이 간행되어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2000년에 남권희 · 최연식이 「진심직설의 저자에 대한 재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최초로 그 의문을 제기한 뒤, 최연식이 다시 2003년에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여 “『진심직설』은 중국 금(金)나라의 정언(政言, ?~1184) 선사가 찬술한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1188년에 건립된 정언선사의 탑명(塔銘)에, “정언선사는 송고 · 염고 각각 백편 및 주선설(注禪說) · 금강가(金剛歌)를 지었다. 또한 금대록(金臺錄) · 진심직설 · 수행십법문(修行十法門)을 저술하였는데, 모두 세상에 전해진다[製頌古拈古各百篇注禪說金剛歌 又著金臺錄眞心直說修行十法門 皆行於世].”라고 명확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최연식 등의 주장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동국대학교에서 2015년에 간행한 『한국불교전서편람』에서도 『진심직설』은 중국 금(金)나라 정언 선사의 저서로 공식화되었다.

의의와 평가

이와 같이, 저자명이 밝혀지지 않은 『진심직설』이 보조지눌의 저술인 『수심결』과 『계초심학인문』 사이에 끼여서 혼입된 상태로 합간되었기 때문에, 『진심직설』은 보조지눌의 저술이라고 간주되었다. 따라서 합간본이란, 그 저자와는 상관없이 2~3종 이상의 복수 저작을 한꺼번에 간행하여 1책 등으로 꿰매어서 장정한 서책의 경우에 지칭되는 명칭임을 파악할 수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천혜봉, 『한국서지학』(민음사, 2006)

논문

남권희·최연식, 「진심직설의 저자에 대한 재고찰」(『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31-2,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2000)
崔然植, 「眞心直說の著者の再檢討」(『印度學佛敎學硏究』 51-2, 2003)

기타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 『진심직설』(https://encykorea.aks.ac.kr/)
집필자
김성수(청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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