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당대 사회의 현실이나 사건, 부조리와 모순, 세태 등을 소재로 하여 풍자한 만화를 일컫는다. ‘시사(時事)’라는 큰 틀을 주제로 삼아 풍자하는 만화를 일컫는 용어로 쓰임의 범위가 크다. 만평과 의미가 정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사만화는 한칸만화를 비롯하여 네칸만화인 코믹스에 이르기까지 혼용해서 사용한다.
서구에서 네칸만화는 주로 코믹스(Comics)[Comic Strip]로 칭한다. 코믹스는 네칸 이상으로 이루어진 유머만화로 단일 시리즈에서 하나의 캐릭터가 연속해서 등장하여 연재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우리나라는 초창기 수용 단계에서 서구의 카툰, 코믹스, 캐리커처를 만화, 만평, 시사만화 등으로 지칭함으로써 그 구분이 모호해졌다.
예를 들어 현재 만화사에서 『조선일보』에 연재된 멍텅구리 시리즈는 코믹스로 분류하지만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고바우 영감」은 코믹스이자 시사만화로도 분류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시사만화는 칸 수에 따른 형식 구분 보다는 소재와 주제가 시사를 다루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사를 다루는 만큼 신문과 잡지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주로 한칸만화와 네칸만화로 그리지만 만화가의 필요에 따라서는 1~2페이지 단편 정도의 분량으로 게재되는 등 다양한 칸으로 이루어져있다.
우리나라의 시사만화는 식민지 시기에는 일제 당국의 부당한 정책을 비판하거나 친일조선인이나 일본인들의 비리와 부조리를 고발, 혹은 부르주아나 고리대금업자의 착취와 그로인해 핍박받는 조선인의 현실 등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내용이 다뤄졌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대일보』 등 각 신문사들은 ‘동아만화’, ‘조선만화’, ‘철필사진’, ‘지방만화’, ‘시대만화’, ‘시사만화’라는 코너를 이용해 시사만화를 게재했으며, 독자공모를 통해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여론형성을 유도했다. 이 시기의 시사만화는 일제의 탄압과 검열로 지속되기 어려웠지만, 1920년대까지는 날카로운 시대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해방 이후의 시사만화는 기재하기 어려울 만큼 그 수가 많다. 신문, 잡지의 사세확장과 여론형성을 위해 시사만화가 적극적으로 연재되었고,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시사만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이것을 단 몇 칸의 집약적인 이미지로 제시하면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아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네칸 시사만화의 경우 장기간 연재되면서 각 신문, 잡지사의 인기코너가 되거나 사주(社主)나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기도 했다. 코주부, 고바우, 왈순아지매, 순악질여사, 두꺼비, 어수선 등 대표 캐릭터들은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사만화인 「고바우 영감」은 한국 신문만화사상 최장기 연재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고바우 영감」은 1950년 12월, 『사병만화』에서 처음 선보인 이래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문화일보』에서 연재되었다. 2000년 9월 29일, 연재 횟수 14,139회라는 최장기 기록을 남기며 50여 년 만에 연재를 종료했다. 「고바우 영감」은 초창기에는 가정적이고 유머, 넌센스적인 판토마임 스타일의 명랑 사회풍자물이었으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시대와 생활 형태가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화함에 따라 각 분야의 모순들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하고 풍자한 시사성 위주의 만화로 성격이 변화했다.
역사적으로 시사만화는 정권 비판과 당직자의 비리를 꼬집고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 신랄한 풍자로 인해 필화사건을 겪거나 사전검열을 당하는 등 자주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만화는 굴하지 않는 비판과 날선 풍자 정신을 담아내며 강력한 저항의지를 보여주었기에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따라서 시사만화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나 현장에 대한 기록이자 해석이다.
시사만화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건을 다루는 만큼 시의성과 순발력이 요구된다. 복잡한 사건도 단 몇 칸으로 압축해야하며, 그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파악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