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와일고』는 조선 후기의 학자 서상렬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928년에 간행한 시문집이다. 김흥락의 제자이자 이전과 교유하였던 영남 지역의 유학자로서 『소학』을 연구하여 ‘소학총목도설’을 지었으며, 유가의 도통론에 입각하여 ‘도통찬’·‘역대총론략’·‘주경설’ 등의 작품을 남겼다.
저자는 서상렬(徐祥烈, 1843~1867), 편자는 서무석(徐武錫)이다. 서상렬의 자(字)는 문서(文瑞), 호(號)는 묵와(默窩)·낙포(洛浦), 본관은 달성(達城)이다. 가난한 환경에서 생장하여 향촌의 학자들에게 수학할 기회를 얻지 못함을 한탄하였는데, 유가경전을 공부하면서 든 의문을 인근에 거주하던 서산(西山) 김흥락(金興洛)에게 묻고, 그에게서 학문하는 방도를 배웠으며, 평담(平潭) 이전(李銓)과도 학문을 논하고 시를 수창하기도 하였다.
1928년 서무석의 편집을 거쳐, 서정식(徐廷植)이 간행하였다.
권두에 이성구(李性求)의 서문이 있다.
권1에 시· 서(書)· 잡저(雜著), 권2에 잡저· 서(序)·유사(遺事), 부록으로 유사·행록(行錄)·묘지명·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우음(偶吟)」 이하 80수가 실려 있으며, 대체로 맑고 시원스러운 풍격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서에는 평담 이전에게 보낸 편지 1통, 마와(磨窩)라는 호를 썼던 집안 어른에게 보낸 편지 3통, 수신자가 밝혀져 있지 않은 편지 1통이 실려 있다.
잡저의 ‘소학총목도설(小學總目圖說)’은 『소학(小學)』의 내편인 입교도(立敎圖)·명륜도(明倫圖)·경신도(敬身圖)와 외편인 계고도(稽古圖)·가언도(嘉言圖)·선행도(善行圖) 등을 도식으로 강령과 절목을 나열해, 차례와 뜻을 서로 연결시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총목도설을 붙여 상세하게 해설을 가한 글이다. 저자는 그의 한 평생 동안 『소학』을 독실하게 읽어 이 도설을 결과물로 내놓았는 바, 이 글은 그의 학문적 업적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소학』에만 침잠하여 문기가 생기 없고 유약하다고 그의 가형이 지적하자, 그는 『소학』이 평생토록 연구해야 할 책이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하였다.
‘도통찬(道統贊)’은 요(堯)·순(舜)·우(禹)·탕(湯)·문(文)·무(武)·주공(周公)을 비롯해 공자(孔子)·안자(顔子)·자사(子思)·증자(曾子)·맹자(孟子)와 정자(程子)·주자(朱子)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이룩한 문화·도학과 그 맥락을 이어온 도통의 업적을 각각 찬양해 쓴 글이다.
‘기삼백해(朞三百解)’는 『서경(書經)』 중 채침(蔡沈) 집전(集傳)에 있는 기삼백에 대한 주석과 당·송 시대 여러 학자들의 학설을 참고해, 천지·일월·성신(星辰)의 운행도수(運行度數)를 저자 나름대로 풀어본 것이다. ‘문견쇄록(聞見瑣錄)」은 글을 보면서 실천·반성·연구할 문제들을 발췌한 것으로 100여 문구에 달하고 있다.
‘역대총론략(歷代總論畧)’은 우주가 생긴 원인과 중국 태고로부터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예악 문물의 발달 과정, 역대 제왕들의 흥망성쇠의 인과를 추구하고, 도학·절의사상의 연원 및 명현거유(名賢巨儒)들의 인품과 업적, 또는 그 사상적 특징 등을 소개한 글이다.
잡저에는 그밖에 ‘주경설(主敬說)’과 ‘제의설(祭儀說)’ 등이 들어 있으며, 이 글들은 동양학 연구에 참고 자료가 된다.
도설(圖說)의 방식으로 『소학』을 해설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