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 ()

연극
작품
광대들이 재담과 몸짓으로 유학자들을 비판하거나 부패한 관리를 풍자하는 소극(笑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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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유희는 광대들이 재담과 몸짓으로 유학자들을 비판하거나 부패한 관리를 풍자하는 소극(笑劇)이다. 유사한 용어인 ‘우희(優戲)’는 유학자만이 아니라, 부패한 양반 관리를 비판하거나, 현실의 비정상적 인물을 흉내낸다는 점에서 대상이 좀더 포괄적이다. ‘궐희(闕戱)’는 성균관 유생들이 공자를 모시고 벌이는 비판적 성격의 관원 놀이로 놀이 주체가 유생이란 점이 다르며, ‘조희(調戲)’는 가볍게 희롱하는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유희는 하층 광대인 우인들이 상층을 희롱하는 연극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의
광대들이 재담과 몸짓으로 유학자들을 비판하거나 부패한 관리를 풍자하는 소극(笑劇).
구성 및 형식

‘유희(儒戲)’는 이익(李瀷, 1681~1763)『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이유위희(以儒為戯)’라 해서 처음 나온다. 주1 주2 애공(哀公)이 주3에게 평생 유학자를 희롱하지 않겠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이익은 덧붙여서 과거에 합격한 자들이 광대를 동원해 풍악을 치고, 광대로 하여금 유학자를 희롱하는 추태를 벌이는 유희 행위를 비판하고 있다. ‘유희’와 유사한 용어로 주4’, 주5’, ‘우희(優戱)’, ‘ 조희(調戲)’가 있다.

주유희

‘주유희’는 역시 공자시대에 유래하는데, 난쟁이가 직접 등장하거나, 또는 난쟁이 흉내를 내며 인간사를 풍자하는 방식이다. 『고려사(高麗史)』에 보면, 고려 말의 상장군 정인경(鄭仁卿, 1237~1305)이 주유희를 잘 했는데, 이것은 난쟁이를 흉내내며 유희를 벌인 것이다.

궐희

‘궐희’는 ‘성균관희(成均館戱)’라고도 하는데, ‘유희’와 유사하지만, 성균관유생들이 주체가 되는 골계적 관원 놀이라는 점이 다르다.

성현(成俔, 1439~1504)『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궐희’가 처음 나온다. 이 놀이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성균관 유생들이 종이에 ‘궐(闕)’이란 글자를 써붙이고, 공자를 왕으로 받든다. 이어 한양의 동서남북에 있는 주6을 공자의 제자와 주7에 대입시킨다. 그리고 성균관 유생들을 상대로 모의 과거시험을 치러 승지부터 각각의 벼슬을 내린다. 이때 장난스러운 시험 문제를 내거나 해학적 답안을 쓰며, 때에 따라 주8의 비리를 풍자하기도 한다.

내용은 도읍 옮기기, 사신을 맞이하고 연회 베풀기, 주9 흉내내기 등이며, 이때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한편 불손한 자는 끈으로 목을 매어 가두고, 의금부로 하여금 죄를 묻게 한다. 심지어 심한 죄인은 초인(草人), 즉 허수아비의 형상을 만들어 목을 베기도 한다. 어느 해에는 천제(天帝)의 아들 역할을 맡은 인물이 붉은 옷을 뒤집어 입고, 대나무 말을 타며 주10를 지나다가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다. 태종 때에 한 환관이 궐희에서 수도를 옮기는 천도(遷都) 풍속을 오해하여 왕에게 유생들이 주11을 일으켰다고 고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이 내용은 조선 후기 이긍익(李肯翊, 17361806)『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 그대로 옮겨 적었으며, 이유원(李裕元, 18141888)『임하필기(林下筆記)』에는 이것을 ‘성균관희(成均館戱)’라 적고 있다.

우희

유사한 용어로 ‘우희’도 있다. ‘우희’는 주12’라고도 하며, 배우들이 벌이는 골계적 놀이를 말한다. 주13주14, 주15, 주16, 반어 등을 포괄하는 언어적 표현이다. 이것은 양반 주17을 풍자하는 내용이 많다는 점에서는 유희와 유사성을 지닌다.

기록에 보면, 광대 배우인 주18 공길(孔吉)이 늙은 선비놀이[老儒戲]에서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다워야 한다는 놀이를 하다가 곤장을 맞는다. 또한 어느 우인이 어전에서 정평부사 구세장의 안장 구입 관련 비리를 폭로하거나, 우인 귀석(貴石)이 궁중에서 주19들의 주20을 풍자한 일, 하공진이 권세가의 수탈상을 풍자한 일, 배우들이 권신 염흥방 시종들이 저지른 악행을 광대놀이로 비판한 것도 이에 해당된다. 주로 비판의 대상이 부패한 관료층이다.

그런데 무세포놀이(巫稅布놀이)에서 무당에게 부과된 과도한 세금을 지적해서 개선한 일, 임금이 나례 때에 광대의 풍자를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 우인 박남이 주21에서 우희를 했다는 기록은 직접적인 비판적 요소가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우인이지만 대장장이인 고룡(高龍)이 술취한 장님 흉내를 잘 낸다는 내용도 나온다. 따라서 ‘우희’는 유학자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양반 관리를 비판하거나, 현실의 비정상적 인물을 흉내내는 것 등을 두루 포함한다.

조희

문헌에는 ‘조희’라는 용어도 나오는데, 이것은 단순히 가볍게 희롱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조희’에 대해 『고려사』에는 희롱하며 노는 행위, 『성종실록(成宗實錄)』에는 하룻저녁 술자리에서 기생을 희롱하는 행위, 임수간(任守幹, 1665~1721)『동사일기(東槎日記)』에는 병사가 주22와 희롱하다가 형벌을 받는 행위를 지칭한다.

관련 민속

‘유희’는 광대들에 의해 유학자들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현존 ‘관원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편 탈놀이의 양반 과장이나 영노 과장과도 일부 관련이 있다.

의의 및 평가

유희는 하층 배우인 우인들이 유학자들을 희롱하는 연극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분 사회와 유교 이념이 지배하는 시대에 신분이 낮은 광대가 궁중에서 유학자나 부패한 양반 관료를 풍자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원전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성종실록, 연산군일기, 중종실록, 명종실록)
『통감절요』
강진규, 『역암집』
성현, 『용재총화』
어숙권, 『패관잡기』
유몽인, 『어우야담』
이이명, 『소재집』
이익, 『성호사설』
이유원, 『임하필기』
임수간, 『동사일기』

단행본

사진실, 『공연문화의 전통, 樂‧戱‧劇』 (태학사, 2002)
이두현, 『한국의 가면극』 (일지사, 1979)
전경욱 편저, 『한국전통연희사전』 (민속원, 2014)
주석
주1

중국 주나라가 동쪽으로 도읍을 옮긴 기원전 770년부터 기원전 403년까지 약 360년간의 전란 시대. 공자가 역사책인 ≪춘추≫에서 이 시대의 일을 서술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말샘

주2

기원전 1055년에 주(周)나라 무왕의 아우인 주공(周公) 단(旦)이 지금의 산둥성(山東省) 취푸(曲阜)에 도읍하여 세운 나라. 기원전 249년 34대 경공(頃公) 때에 초(楚)나라에 멸망하였다. 우리말샘

주3

중국 춘추 시대의 사상가ㆍ학자(B.C.551~B.C.479). 이름은 구(丘). 자는 중니(仲尼). 노나라 사람으로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인(仁)을 정치와 윤리의 이상으로 하는 도덕주의를 설파하여 덕치 정치를 강조하였다. 만년에는 교육에 전념하여 3,000여 명의 제자를 길러 내고, ≪시경≫과 ≪서경≫ 등의 중국 고전을 정리하였다. 제자들이 엮은 ≪논어≫에 그의 언행과 사상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말샘

주4

난쟁이처럼 목을 움츠리고 두 어깨를 으쓱하며 허리를 구부리고 추는 병신춤. 우리말샘

주5

성균관 유생들이 이상적인 선정(善政)을 모의(模擬)로 베풀던 풍자 놀이.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종이에 ‘闕’ 자를 써서 성균관 문에 붙이고 공자(孔子)를 임시 왕으로 받들어 행하였다. 우리말샘

주6

조선 시대에, 사역원에서 다루던 한학(漢學), 여진학(女眞學), 몽학(蒙學), 왜학(倭學)을 통틀어 이르던 말. 우리말샘

주7

중국 전국 시대의 사상가(B.C.372~B.C.289). 자는 자여(子輿)ㆍ자거(子車). 공자의 인(仁) 사상을 발전시켜 ‘성선설’을 주장하였으며, 인의의 정치를 권하였다. 유학의 정통으로 숭앙되며, ‘아성’이라 불린다. 우리말샘

주8

정치를 하는 사람. 우리말샘

주9

음력 2월과 8월의 상정일(上丁日)에 문묘(文廟)에서 공자에게 지내는 제사. 우리말샘

주10

가게가 죽 늘어서 있는 거리. 우리말샘

주11

배반을 꾀함. 우리말샘

주12

시사적인 사건을 우스갯소리와 우스갯짓으로 표현하여 연출한 풍자적인 연극. 우리말샘

주13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일. 우리말샘

주14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함. 우리말샘

주15

익살스럽고도 품위가 있는 말이나 행동. 우리말샘

주16

경우에 따라 재치 있게 대응하는 지혜. 우리말샘

주17

직업적으로 관리직에 있는 계층. 특히, 정치에 영향력이 있는 고급 관리의 계층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18

고려ㆍ조선 시대에, 무자리 가운데에서 갈라져 나와 광대 일을 하던 사람. 재주를 넘거나 짓궂은 동작으로 사람을 웃기며 악기로 풍악을 울리던 광대로, 법제상 양인(良人)이었으나 사회 통념상 천인으로 취급되었다. 우리말샘

주19

지위가 높은 벼슬이나 관리. 우리말샘

주20

돈이나 재물을 받고 벼슬을 시킴. 우리말샘

주21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가까운 친구와 친척을 불러 베풀던 잔치. 우리말샘

주22

일본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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