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땅 언덕 위 (든 땅 언덕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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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작품
박태순(朴泰洵)이 지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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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박태순(朴泰洵)이 지은 단편소설.
내용

박태순(朴泰洵)이 지은 단편소설. 1966년 『문학(文學)』 9월호(통권 5호)에 발표되었고, 그 뒤 1973년민음사(民音社)에서 같은 제목의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이후 작가 자신이 천착하여온 외촌동(外村洞) 연작의 초기 작품으로 평가된다. 외촌동은 실제 지명이 아니라 불우한 변두리 인생지대를 총칭한 것이다.

무허가 판자촌을 헐고 대신 지어놓은 변두리 공영주택이 바로 외촌동이다. 217세대가 모여 사는 그곳은 고달픈 생활 환경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다.

막걸리 장사를 하는 과부댁은 딸 ‘미순이’ 때문에 장사를 하였으나 ‘미순이’가 약장수 패거리와 함께 도망간 뒤부터 장사가 안된다고 푸념하는 여인이다.

외촌동 방범대원인 나종열과 좋아 지내던 미순이는 그만 약장수와 눈이 맞아 도망쳐버린 것이다. 대학을 중퇴하였다는 나종열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 나합돈 영감과 얼굴이 살짝 얽은 누이동생 종애, 의붓어머니, 이복동생 종만·종수와 함께 산다.

과부댁은 나종애에게 술 파는 일을 거들어달라고 말하지만 돈 벌러 떠난 애인 정의도가 돌아올 것을 기다리는 종애는 거절한다.

이 외촌동에 홀아비이자 고리대금업자인 변 노인이 이사온다. 서독에 광부로 간 아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고리대금업을 하는 변 노인은 과부댁과 함께 살게 된다. 외촌동에 버스가 들어오고 파출소가 생길 즈음 미순이가 돌아온다. 그러나 그녀는 나종열과 함께 변 노인의 돈을 훔쳐 달아난다.

나종애는 애인 정의도에게 편지를 쓰다가 의붓어머니에게 얻어맞고 자리에 눕는다. 변 노인은 나종애에게 찾아와 광부로 가 있는 아들과 위장결혼을 하여달라고 말한다. 결혼수당을 더 타게 되면 그 돈을 나누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인을 기다리는 나종애는 그 제의를 거절한다.

그리고 대신 자기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나합돈 영감과 의붓어머니에게 주기로 한다. 머리카락을 자른 나종애가 울고 있을 때 정의도가 외촌동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은 “항상 사는 것이 중요하고, 올바로 살기 위하여 문학이 필요한 것”이라는 작가의 후기처럼, 변두리의 척박한 삶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기왕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갈등구조보다는 오히려 하층민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작가의 현실인식은 바로 자신의 현장체험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생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이 작품은 잡초처럼 짓밟히면서도 그악스러울 정도로 다시 고개를 드는 변두리 하층민의 삶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하여 제시함으로써, 1960년대 참여문학의 일환을 나타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1970년대의 노동자·농민을 대상으로 한 작품군으로의 이행적 요소를 지닌다. 다만, 여러 인물을 통하여 삶의 실상을 보여주려고 시도한 나머지 총체적 미학의 결집에는 다소 미진한 부분이 남는다.

참고문헌

『민족문학의 길』(구중서, 새밭, 1979)
『민족문학과 세계문학』(백낙청, 창작과 비평사, 1976)
집필자
윤홍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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