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권 102책. 인본(印本).
중종 훙거(薨去) 후 인종 때 편찬이 계획되었으나, 대 · 소윤(大小尹)의 갈등 및 대립이 심해지고 인종이 재위 8개월 만에 승하하여 실현되지 못하였다. 명종이 즉위한 후에도 을사사화와 같은 큰 정변이 발생하여 착수하지 못하다가, 1546년(명종 1) 가을에 비로소 춘추관에 실록청을 두고, 『인종실록』과 함께 편찬에 착수하였다.
그런데 총재관이었던 우의정 정순붕이 다음 해 2월에 총재관의 해임을 청하였다. 기묘사화 이후의 사실에 대한 의론(議論)이 분분하고 시비가 그치지 않아 편찬관 사이에 의견의 대립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그를 대신해 총재관에 심연원이 임명되었다가, 다시 이기로 바뀌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편찬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착수한 지 4년 만인 1550년(명종 5) 10월 시작해서 5년 만에 재위 39년간의 사실을 기록한 총 1백 5권이 완성되었다. 각 사고에 봉안되었고, 이듬해 3월 차일암에서 세초되었다.
『중종실록』 편찬 시 감춘추관사는 정순붕과 심연원, 이기 등 3명, 지춘추관사는 윤개 · 상진 등 12명, 동지춘추관사는 박수량 · 송세형 등 25명, 편수관은 심통원 · 원계검 등 45명, 기주관은 유잠 · 이영 등 17명, 기사관은 정순우 · 남궁침 등 37명이었다.
『중종실록』은 편찬이 완료된 후 사실의 공정성이 의심되기도 하였다. 『선조실록』에 의하면, 기묘사화 및 그 이후 사실에 많은 누락이 있었다고 한다. 이긍익은 『연려실기술』에서, “기묘사화 때 사관(史官)들이 비밀 정사에 전혀 입시하지 못해 간신들의 도깨비 같은 실상을 기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편찬도 간신들이 맡았기 때문에 당시 실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라고 하였다.
『중종실록』은 중종이 반정으로 즉위했기 때문에, 역대 실록의 기년법(紀年法)인 유년칭원법(踰年稱元法)을 쓰지 않고 즉위년칭원법(卽位年稱元法)을 사용하였다. 각 권은 대개 45개월분의 사실을 수록했지만, 작은 것은 23개월, 많은 것은 11개월의 사실을 수록한 것도 있다.
『중종실록』에는 사론(史論)과 세주(細註)가 많이 수록되어 있는 점이 특징의 하나이다. 사론의 경우, 각 권마다 보통 10여 개, 많은 것은 35개 이상이 실려 있는데, 이전의 실록과 큰 차이를 보인다. 내용이 기묘사화 이전에는 거의 국정 전반에 걸치고 있으나, 이후에는 개인의 출신 성분 · 언행, 관료로서의 처신 등에 대한 포폄(褒貶)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같은 사실에 대한 긍정 · 부정의 상반된 사료가 함께 실려 있는 경우도 있다.
개인에 대한 사론도 기묘사화 이전에는 훈구 대신들에 대한 비방과 사림파적 성향을 지닌 인물에 대한 칭송이 많았으나, 사화 이후에는 그 경향이 뒤바뀌었음을 보이고 있다.
세주는 특이 사항, 사건의 전말, 보충 설명, 인적 사항, 용어 설명 등 간략한 것인데, 어떤 것은 사론의 형식을 띤 것도 있다. 이는 당시 정국의 이면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그 중 용어 설명은 당시의 특이한 제도 · 방언 · 속칭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내용 면에서는 대간의 상소와 왕의 경연 참여에 대한 기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외 관계는 1522년(중종 17)까지 종계변무(宗系辨誣)와 관련된 대명 관계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 이후는 주로 야인 · 왜인과의 관계가 많이 보이는데, 토산물 진공(進貢)이 많았던 연산군 대와는 대조적으로 변경 침입과 관련된 사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중종실록』은 조선 초기의 다른 실록과 같이, 당시의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다.
『중종실록』은 제11대 왕 중종의 재위 기간 사실을 기록한 역사서이다. 정식 명칭은 ‘중종공희휘문소무흠인성효대왕실록(中宗恭僖徽文昭武欽仁誠孝大王實錄)’이다. 1506년(중종 1) 9월 2일부터 1544년(중종 39) 12월 30일까지 중종 재위 39년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제105권에는 인종(仁宗)이 즉위한 1544년 11월 16일부터 12월 말일까지의 기사가 합편되어 있다. 부록으로 편수관 명단이 있다.
1920년대 이후 조선 역대 왕(태조∼철종)의 실록이 몇 차례 영인될 때, 이 실록도 함께 간행되었다. 1976년부터 1986년까지 52권의 번역본 『중종실록』을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출간하였고,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번역본과 원문을 공개하고 있다.(http://sillok.histor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