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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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개념
어떤 것이 어떤 시간에 어떠한 계기를 통해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형태의 변화를 담은 설화.
내용 요약

화신설화는 어떤 것이 어떤 시간에 어떠한 계기를 통해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형태의 변화를 담은 설화이다. 이 설화는 신불·인간·동물·식물과 물건을 오가며 변화하며 흥미를 제시한다. 동물화 인간, 동물이 다른 동물이 된 것, 인간화 동물, 인간이 돌이 된 유형 등이 있다. 이 유형 중에는 「구렁덩덩 신선비」나 「김현감호」 등 동물화 인간형이 가장 많다. 이 설화에서 주인공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비인간세계를 인간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해석한다. 화신설화는 아무리 교육해도 깨닫지 못한 인간을 각성시켜 주는 세계 보편적인 설화이다.

목차
정의
어떤 것이 어떤 시간에 어떠한 계기를 통해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형태의 변화를 담은 설화.
내용

종교적으로는 신이 인간으로 변하여 활동한 것을 담은 설화이다. 원래의 모습을 전신(前身)이라 하고, 변화한 이후의 모습을 후신(後身)이라 할 때, 그 전신이 후신이 되는 변화를 화신(化身) 과정이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또 한 번의 화신을 거쳐 원래의 전신으로 복원하기도 한다.

화신은 변신(變身)이나 둔갑(遁甲)이라고도 하는데, 엄밀히 보면 화신설화는 변신설화의 하위 개념이기도 하고 동일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원래 화신은 종교적으로 신이 인간으로 변신하여 지상에서 활동하며 신으로서 수행하기 어려운 종교 활동을 인간이 되어 완수하는 데에 쓰이기도 하고 추상적인 것이 구체적으로 형상을 드러내는 과정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권화(權化)나 권현(權現)이라고도 하는데, 기독교에서는 살(피부색, carnation)을 가지고 태어난 신이라 하여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이라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불교 설화에서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려고 화신을 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금강산보덕암(普德庵)과 보덕굴(普德窟) 전설을 보면 수도승인 회정(懷正)이 보덕 아가씨로 화신한 관음보살에 혹하여 수년간 연정(戀情)의 사슬에 얽매인 채 수도하다가 마침내 득도했다는 내용이 있다. 또 미행(微行) 중이던 왕이 산중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을 산신령이 인간이 되어 인도하여 구해 주는 설화도 있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조신(調信)의 꿈>에는 꿈속에서 부처가 여자로 화신한 이야기가 나오며, <허망자이야기>에는 짧은 환상 속에서 며느리가 중으로 화신한 부처와 동거해 자식을 낳았다가, 이 자식이 순식간에 죽자 애통해하는 가운데 현실 세계로 돌아와 ‘허망한 세상’을 깨닫는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몽중(夢中)과 환중(幻中)에서도 신의 화신은 나타난다. 북두칠성이 양심적인 훈장이나 가짜 풍수에게 아이로 변해 나타나기도 한다.

화신설화는 이와 같이 신이 등장하는 종교적인 교육 차원의 것이 아니라 설화적인 흥미를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주인공이 직접 체험을 하든, 듣는 사람이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을 하든 간에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비인간세계를 인간의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하고, 참다운 인간이 되게 하는 성숙과 발전의 의미를 담고 있다.

화신설화는 ‘전신→변화→후신’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변화를 ‘화(化)’라고 줄여서 본다면, 10여 가지 현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① 동물화 인간 : 여우황후·여우신랑·여우처녀의 구슬, 여우할머니·여우아내의 도움, 가짜 주인이 된 쥐, 개의 도섭(둔갑), 강감찬(姜邯贊)과 중으로 나타난 호랑이, 지네 미녀, 구렁덩덩 신선비, 지렁이였던 견훤(甄萱)의 아버지, 치악산 상원사의 종소리를 듣고 활량을 살려 준 여자가 변한 구렁이, 김현감호(金現感虎) 등이다. 화신설화 중에서는 가장 많이 나타난다.

② 동물화 동물 : 용이 잉어가 된 것, 조개가 장끼가 된 것, 구렁이가 이무기로 된 것, 이무기가 용이 된 것 등이다. ③ 동물화 식물 : 개 무덤에 난 나무(義犬說話인 獒樹 유래), ④ 인간화 인간 : 다른 사람의 몸으로 소생한다(托身蘇生).

⑤ 인간화 동물 : 효자가 된 호랑이(黃八道, 洪호랑이, 소나 개로 태어난 畜生業報), 동해용이 된 사후의 신라 문무왕, 무덤 속에서 나온 나비, 의붓아들이 죽어서 된 접동새, 우렁색시를 그리워하다 죽어 새가 된 남편 등이다.

⑥ 인간화석(人間化石) : 장자못전설과 돌이 된 며느리, 입석(立石) 이야기, 망부석(望夫石)이 된 박제상(朴堤上)의 아내, ⑦ 인간화 식물 : 꽃 전설들, 아기장수 무덤에 난 나무, ⑧ 물건화 귀신 : 이야기 주머니의 복수, 책이나 목침(木枕)이 자신들을 활용하지 않는다고 주인이 장가를 갈 때 복수하려 한 변신, 흉가에 나타난 황금귀신, ⑨ 물건화 동물 : 대동강에 빠졌던 종(沈鐘), ⑩ 물건화 식물 : 사명당의 지팡이, 마의태자가 꽂았던 지팡이가 변한 용문사 은행나무, ⑪ 물건화 인간 : 허수아비가 사람되다, 홍길동 이야기, ⑫ 식물화 인간 : 산삼동자(불씨를 몇 대째 내려온 집의 며느리에게 山蔘이 나타나 불을 끄고 가다.), ⑬ 신불화(神佛化) 인간, ⑭ 인간화 신불 : 죽은 사람이 염라대왕이 되거나(금오신화 南炎浮洲志의 朴生의 경우), 저승의 서기 최판관(崔判官)이 되기도 한다.

전통혼례식에서 신랑이 신부집에 들어설 때 기럭아비(雁夫)가 기러기를 가져가 신랑이 그 집의 성주신에게 바치는 전안례(奠雁禮) 과정이 있다. 이 때 기러기는 혼인을 주관하는 자미성(紫微星) 현신(現身)의 상징이라 한다.

이와 같이 화신은 신불·인간·동물·식물과 물건을 오가는 형태의 변화이면서 깊은 의미의 생성이다. 어떠한 화신이든 간에 결국은 인간의 차원에서 이해되고 해석되는 것이다.

화신에 소요되는 시간은 즉시·잠시후·사후(死後)라는 차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되는 것도 있고 그냥 되는 경우도 있다. 황팔도라는 효자가 호랑이로 바뀔 때는 주문이나 주역책 같은 마력물(魔力物)이 개입해야 했다.

이미 화신을 한 후신이 다시 전신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부처→인간→부처, 동물→인간→동물 같은 것인데, 화신을 한 전신의 목적이 달성되거나, 후신이 죽었을 때 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경우, 화신이 한 가지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때로는 단군신화처럼 ‘천신→반신→인간신→산신’과 ‘동물→인간’ 같은 복합적인 것도 있다.

화신설화는 인간이 인간 아닌 세계를 경험하는 중에 미처 몰랐던 비인간세계를 이해하여 인간다운 인간이 되게 하는 교육 효과와, 다양한 소재를 제공하는 설화의 구연과 전승 효과, 그리고 아무리 교육을 해도 깨닫지 못한 인간에게 각성을 시켜 주는 종교 효과를 가지는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는 설화이다.

참고문헌

『전북민담』(최래옥, 형설출판사, 1979)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92)
『한국설화문학연구』(장덕순, 서울대학교출판부, 1981)
『한국구비전설의 연구』(최래옥, 일조각, 1981)
『한국구전설화』 전 12권(임석재, 평민사, 1987∼1991)
집필자
최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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