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관칠국육판은합은 1979년 9월에 중국 시안[西安] 베이린구[碑林區] 시안교통대학 부지에서 포개진 채 출토된 3개의 은합 중 가장 밖에 있던 것이다. 출토 지역은 중국 당(唐) 나라 때 장안(長安) 도정방(道政坊)에 해당한다. 이 은합은 사리함으로 그 안에 다시 중합, 소합이 세트로 되어 있고, 가장 안쪽의 소합에 수정 사리 2과(顆)와 마노 사리 1과가 들어 있다. 은합의 높이는 5㎝, 직경은 7.5㎝, 다리 직경은 6㎝, 그릇의 깊이는 3㎝이고, 무게는 121g이다. 현재 시안박물원[西安博物院]에 보관되어 있다.
은합의 뚜껑 위에는 7개의 그림이 있다. 중앙부 그림에는 곤륜왕국(崑崙王國)이, 그 둘레 그림에는 각각 파라문국(婆羅門國), 토번국(土番國), 소륵국(疏勒國), 고려국(高麗國), 백자구국(白柘□國), 오만인(烏蠻人)이란 나라 이름이 새겨져 있다. 고려국의 그림에는 새 깃털을 머리에 꽂은 사람 5명이 묘사되어 있다. 이 은합은 당(唐) 후반기 작품으로 보인다. 대체로 9세기 중엽 이후 실재 있었던 나라들을 새긴 것으로 볼 때, 은합에 새겨진 고려국은 발해를 지칭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은합의 뚜껑과 그릇이 맞물리는 부분에는 뚜껑에 한 줄, 그릇에 한 줄로 각 6칸씩 나누어 12간지로 시각을 표시한 ‘자시반야(子時半夜)’, ‘축시계명(丑時雞鳴)’, ‘인시평욱(寅時平昱)’, ‘묘시일출(卯時日出)’, ‘진시식시(辰時食時)’, ‘사시우중(巳時禺中)’, ‘오시정중(午時正中)’, ‘미시일권(未時日眷)’, ‘신시포시(申時晡時)’, ‘유시일입(酉時日入)’, ‘술시황혼(戌時黃昏)’, ‘해시인정(亥時人定)’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