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전주(全州). 본명은 정규(正揆). 경상남도 마산 출신. 한의사 가문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1936년에 서울의 조선미술원에서 서양화가 박광진(朴廣鎭)에게 유화를 배우다가 다음해동경(東京)으로 가서 데이코쿠미술학교(帝國美術學校) 서양화과에 입학하였으나 중도에 자퇴한 뒤 마산으로 돌아와 홀로 제작생활을 하였다.
마산의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를 지내며 개인전과 혁토사(爀土社)·흑마회(黑馬會) 등의 그룹에 참가하여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시각의 자연풍경·선창가·어물 및 인물 풍정 등 정감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1959년에 서울로 이주하여 뒤늦게 국전(國展)에 참가, 몇 차례의 특선을 거쳐 추천작가·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하였고, 신기회전(新紀會展)·형상전(形象展) 등에도 회원으로 참여하였다.
1960년 무렵부터는 미술계의 새로운 분위기에 동조한 추상작업으로 중후하고 풍부한 색상과 구성적이며 상징성을 내포하는 자유로운 형상의 화면을 추구하였다. 그 경향의 작품은 주로 국전에 출품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에는 서정적인 자연주의 형태로 시골생활의 정경을 소재로 삼은 작품들도 병행시켰다. 1971년에 비구상작품 「관계」가 카뉴국제회화제에 출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