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목판본. 1796년(정조 20) 전라남도 해남 대흥사에서 간행되었다. 이 책은 『금강경』의 대의를 불이(不二)·무상(無相)·삼매(三昧) 등으로 요약하여 해설하였다.
저자는 중생과 부처, 세속과 출세간(出世間), 열반과 생사 등의 모순 개념이 궁극적으로 볼 때 동일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불신(佛身) 가운데 중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모든 물질적인 허망함의 본질은 곧 불신이며, 모든 물질이 곧 불신이요, 모든 소리가 부처님의 설법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무상의 진실한 의미는 ‘공(空)이 아닌 묘유(妙有)’로 파악하였는데, 이 세계가 진실성이 없는듯이 보이지만 천진하고 영묘한 ‘그 무엇’이 있는데, 그것은 늘거나 주는 법도 없고 위도 아래도 아닌 것이라고 하였다.
끝으로 삼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색신삼매(色身三昧)가 삼매 중 최고의 경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해석은 이전의 『금강경』 해설서와는 방법을 달리한 것이다. 특히 ‘영묘한 그 무엇’에 대한 설명은 영혼불멸설에 가까운 주장으로서 불교의 근본교의라기보다는 18세기 전반에 유행했던 우리나라 불교계의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그리고 유일의 신앙이 염불에 의한 정토신앙 중심이었으므로, 『금강경』의 종지에 충실하였다기보다는 당시의 일반적 경향에 편승한 조선 후대의 특징적인 불교관을 보여준 것이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판독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으며, 대흥사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