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승려였던 월하 계오의 시문집으로, 총 204수의 시와 상량문·서문·비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자신의 심회를 읊은 시가 많으며, 유학자들과 교유한 시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1852년에 이기연(李紀淵, 1783∼?)이 쓴 서문에 의하면, 계오가 입적한 직후에 제자인 희겸(喜謙)이 대사의 행장과 남긴 시고(詩稿)를 가지고 와서 글을 청하므로 서문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4권 1책. 발행지는 미상이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본의 표제는 ‘가산집(伽山集)’이고,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본의 표제는 ‘월하집(月荷集)’으로 되어 있다. 『한국불교전서』 제10책에 수록되어 있다.
계오는 자가 붕거(鵬擧)이며, 속성은 권씨(權氏)이다. 11세에 부모의 뜻으로 팔공산 월암(月庵) 화상에게 출가하여 지봉(智峰) 화상에게 참학하였으며, 후에 침허(枕虛) 법사에게서 구족계를 받고 의발을 전수받았다. 가지산(迦智山) 연등정사(燃燈精舍)에서 입적하였다.
권1에는 오언절구 45수·오언율시 27수·칠언절구 57수가 실려 있다. 수록된 시의 전반적인 특징은 전아(典雅) 고고(高古)하며 자신의 심회를 읊은 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간혹 도심(道心)을 노래한 시도 엿보인다. 문집명인 『가산고(伽山藁)』의 가산(伽山)은 전라도 장흥의 가지산을 가리키는데, 권1에는 가산에 대해 읊은 「가산육영(伽山六咏)」이 실려 있다.
권2에는 칠언율시 58수와 「국재수륙대회각단별소(國齋水陸大會各壇別疏)」가 실려 있다. 「국재수륙대회각단별소」는 영산주별(靈山晝別)·야상별(夜上別)·야중별(夜中別)·신중단축문(神衆壇祝文)·향사축문(享祀祝文)·표충서원신주이운축문(表忠書院神主移運祝文)·봉안축문(奉安祝文)으로 구성된다.
권3에는 오언고시 11수·칠언고시 6수와 서(書) 등이 실려 있다. 수록된 시에는 금강산·촉석루·영남루·청심루·임경대 등을 돌아본 후에 남긴 유람시가 많으며, 조선 후기의 문인이었던 해려(海廬) 이학규(李學逵, 1770∼1835)에게 보낸 「봉답남가락이장서(奉答南駕洛李丈書)」·「근차해려소송남호운(謹次海廬所送南湖韵)」 등 유학자들과 교유한 시가 많이 보인다. 권3 말미의 편지 가운데는 홍직필(洪直弼)·허형(許珩)·김유헌(金裕憲) 등 유학자들과 교제하면서 유자들의 배불설(排佛說)을 비평하거나 유교와 불교의 교리를 토론하고 불교적인 수행법을 제시한 것이 돋보인다. 또 「부답상금학헌좌하서(復答上琴鶴軒座下書)」에서는 사회에 환속하라는 권유를 물리친 저자의 심정을 밝힌 것이 눈에 띈다.
권4에는 기(記)·서(序)·상량문(上樑文)·「월하대화상행장(月荷大和尙行狀)」 등이 실려 있다. 특히 사찰단청기·사찰중창기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중창기로는 「석골사상함화암중창기(石骨寺上含花庵重剏記)」·「성주쌍계사청암명진당중창기(星州雙溪寺靑巖明眞堂重剏記)」·「하동부칠불선원중창기(河東府七佛禪院重剏記)」 등이 있다. 또 상량문으로서는 「통도사사리각중수상량문(通度寺舍利閣重修上樑文)」·「불국사극락전상량문(佛國寺極樂殿上樑文)」·「표충서원이건사우상량문(表忠書院移建祠宇上梁文)」 등이 있다.
또한, 권1의 처음에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었던 권직(權溭, 1792∼?)과 이기연이 쓴 서문이 있고, 권4의 말미에는 남기항(南基恒)이 쓴 발문이 실려 있다.
조선 후기 승려의 시문집으로서, 자연을 노래하거나 자신의 심회를 읊은 시가 많은 반면, 사회문제나 시대 상황을 다룬 시는 적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유학자들과 교류한 시와 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