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은 본래 부처님을 지칭하던 말이었으나, 지혜와 덕망이 높은 승려들에 대한 존칭으로도 사용되었다. 승려의 직명으로는 중국의 당나라에서 최초로 사용하였다. 현장(玄奘)의 역경장(譯經場)에는 증의대덕(證義大德) · 철문대덕(綴文大德) · 자학대덕(字學大德) · 증범어범문대덕(證梵語梵文大德)이 있었다. 당나라 숙종(肅宗)은 건원 연간(乾元年間)에 전국 25개 사찰에다 임단대덕(臨壇大德) · 인가대덕(引駕大德) · 공봉대덕(供奉大德) · 강론대덕(講論大德) 등을 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진평왕 대에 대덕을 임명했다는 것이 가장 이른 기록이며, 9세기경이 되면 신인대덕(神印大德) 명랑(明朗), 유가조 대덕 태현(瑜珈祖 大德 太賢), 화엄업 결언 태대덕(華嚴業 決言 太大德) 등 대덕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이 보인다. 나이는 50세 정도의 예참, 독송, 다라니, 명예, 수행에 충실한 태도를 갖춘 승려들 중에 대덕을 발탁했다고 한다.
고려시대 승과의 시행과 함께 승정 제도가 정비되면서 대덕은 승계로 정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승과(僧科)의 대선(大選)에 합격한 승려에게 대덕의 승계를 주었다. 대덕이 수여되면 별사전(別賜田)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전(田) 40결(結)과 시(柴) 10결이 주어졌고, 지방에 있는 사원의 주지로 임명되었다. 또한, 승계(僧階)에 따라 점차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다.
천태종(天台宗)을 포함한 선종(禪宗)의 경우 대덕- 대사- 중대사(重大師)- 삼중대사(三重大師)- 선사(禪師)- 대선사(大禪師)가 된다. 교종(敎宗)의 경우 대덕-대사-중대사-삼중대사- 수좌(首座)- 승통(僧統)이 되었다.
조선 초에는 교종 승려에게만 대덕이 주어져 대선을 통과하여 중덕(中德)이 된 자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대덕이 되었으며, 수행 경력이 적어도 10년 이상이 되어야만 하였다. 오늘날에도 이 법계를 사용하고 있어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에서 실시하는 2급 승가 고시에 합격한 비구에게 대덕이 수여된다.
고려시대 승정을 이해하는 데 주요한 제도인 승계와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