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를 가늘게 실같이 켜내어 칼끝으로 눌러서 끊어 붙여 나가는 기법을 말한다. 나전 기법 중에서 실톱으로 썰거나 줄로 다듬는 주름질이 물형(物形) 표현 위주의 기법인 데 비하여, 끊음질은 얇게 켠 자개껍질을 직선으로 재단하기 때문에 주로 기하학적인 연속무늬를 구성하는 데 이용된다.
재료로는 빛깔이 고운 전복의 내피를 으뜸으로 치는데, 일정한 너비로 절단한 자개를 ‘상사’라 부른다. 이 중 한쪽을 뾰족하게 절단한 상사는 송곳상사라 하여 회화적인 산수문을 묘사하는데 적절히 이용한다. 양끝이 일정한 상사는 목공연장인 쪼갬금쇠와 같은 도구를 써서 가늘게 잘라내지만, 일반적으로는 창칼 모양의 거도(鋸刀 : 톱의 한가지)로써 상사를 만든다.
상사에 의한 기하학적 무늬의 발생은 13·14세기경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나전칠기가 나전모란당초문경함(螺鈿牡丹唐草文經函, 일본 北村美術館 소장)이다. 모란의 형태가 반련(潘蓮)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이 경함은 각 면의 둘레를 끊음질로 선묘(線描)하였는데, 국화무늬를 주로 하고 함 아랫단에는 귀갑화문(龜甲花文)을 둘러서 의장하였다. 나전칠기에서 이러한 종류의 기하학적 무늬는 중국보다 오히려 고려에서 선행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 조선시대까지 계속 성행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현존 유물에서는 고려 나전의 한 특징을 이루었던 동선(銅線) 사용이 부진해지면서 당초 줄기와 계선(界線) 등을 자개상사로 대체한 예가 많음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걸쳐 나전칠기 붐이 일면서 끊음질 기법이 새삼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격자무늬 · 귀갑무늬와 미자(米字) · 국화 · 싸리짝 · 회포 등의 일반적인 기하학무늬를 비롯하여 길상문자(吉祥文字)와 십장생도(十長生圖)에도 응용하기에 이르렀고, 심지어는 송곳상사를 개발하여 산수풍경을 묘사함에 있어 필묵(筆墨)의 준법(皴法 : 동양의 산수화에서 입체감을 나타내기 위해 이용되는 화법)과 같은 회화적 감각을 더하기도 하였다.
끊음질 기법은 중요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된 바 있으나 그 기능보유자인 심부길(沈富吉)이 죽음에 따라 해제되고, 나전장(중요무형문화재, 1966년 지정)의 기능속에 흡수되었다.
통영의 송방웅씨가 중요무형문화재 제 10호로 끊음질 기법을 잇고 있었는데 2020년 별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