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금융기관이 조선에 진출함에 따라 이에 대항하는 국립은행을 설립하자는 논의는 일찍부터 있었으나, 그것이 구체화된 것은 갑오개혁 이후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근대적 은행이 설립된 것은 1896년 6월이며, 이때에 설립을 보게 된 은행의 명칭은 조선은행(朝鮮銀行)이었다.
조선은행은 김종한(金宗漢) · 안경수(安駉壽) 등이 당시 탁지부대신(度支部大臣) 심상훈(沈相薰) 등 정부 요인의 협력을 얻어 1896년 6월부터 창립 준비에 착수하여 동년 6월 25일에 창립을 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조선은행은 정부의 관리들이 주동이 되었으나, 은행의 조직은 순수한 민간 주식회사였으며 창립 당시의 자본금은 20만 원이었다.
조선은행이 창립된 후 1897년부터는 여러 민간 은행이 창립된 바 있었다. 이 시기에 설립된 은행으로 오늘에 알려지고 있는 것으로는 한성은행(漢城銀行) · 대한은행(大韓銀行) · 한흥은행(韓興銀行) 및 대한천일은행(大韓天一銀行)이 있다.
한성은행과 대한천일은행은 명칭과 경영자는 바뀌면서도 그 계통은 오늘에까지 유지되어 왔으나, 그 밖의 은행들은 창립 후 영업이 부진하여 오래 존립을 계속하지 못한 것 같다. 대한은행은 장차 국립중앙은행을 목표로 하여 창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실패하였지만 대한제국 정부의 국립중앙은행 설립 노력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