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비

현대문학
문헌
1946년, 「바다와 나비」, 「바다」, 「쥬피타 추방」 등을 수록하여 신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김기림의 제3시집.
문헌/도서
저술 시기
일제 말기, 해방 이후
간행 시기
1946
저자
김기림
출판사
신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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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바다와 나비』는 1946년에 「바다와 나비」, 「바다」, 「쥬피타 추방」 등을 수록하여 신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김기림의 제3시집이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고 제1부의 9편과 서시 「모다들 도라와 있고나」, 5부 「세계에 웨치노라」만이 해방 후의 작품이다. 「바다와 나비」의 표제시와 함께 시집에 편성된 해방 이전 시편은 식민지 지식인의 불안과 소외 의식을, 해방 이후 시편은 새로운 역사 인식과 민족의식을 모색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정의
1946년, 「바다와 나비」, 「바다」, 「쥬피타 추방」 등을 수록하여 신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김기림의 제3시집.
저자

김기림은 영미 모더니스트들의 이미지즘과 주지주의, I.A. 리처드의 과학적 시학 등의 서구 현대시 사상을 도입한 이론가이자 1930년대 모더니즘 시론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상도』(1936), 『태양의 풍속』(1939), 『바다와 나비』(1946), 『새노래』(1948) 등의 창작 활동을 한 시인이다. 해방 이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 및 시부 위원장을 맡으며 주1을 표출했고 『문학개론』(시문화연구소, 1946), 『시론』(백양당, 1947), 『바다와 육체』(평범사, 1948) 등 논저와 수필집을 발간하며 활발한 저서 활동을 하던 중 한국전쟁 발발 직후에 납북되었다.

구성과 내용

『바다와 나비』는 A5판, 106면으로 되어 있고, 김기림의 세 번째 시집으로 1946년 4월 신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하였다. 책머리에 주2로서 「머리ㅅ말」이 있고, 주4로서 「모다들 돌아와 있고나」 외에 40편의 시를, 제1부에는 「우리들의 팔월(八月) 돌아가자」 등 8편, 제2부에는 「바다와 나비」 등 6편, 제3부에는 「바다」 등 23편, 제4부에는 「쥬피타 추방(追放)」, 제5부에는 「세계(世界)에 웨치노라」와 같이 5부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저자도 「머리ㅅ말」에서 밝혔듯이, 제2·3·4부에 모은 작품들은 모두 그의 시집 『기상도(氣象圖)』와 『태양(太陽)의 풍속(風俗)』 이후 8·15 이전까지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된 것들이고, 나머지 제1·5부에 편성된 작품들은 해방 후에 쓴 것들이다.

「지혜(知慧)에게 바치는 노래」 등 제1부의 시편들의 대부분은 해방의 감격을 노래한 것들이다. 제4부의 「쥬피타 추방」은 천재 시인 이상(李箱)의 죽음을 애도(哀悼)한 시이며, 제5부의 「세계에 웨치노라」는 당시의 정치적 혼란상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제3부에 수록된 시편 가운데서 「동방기행(東方紀行)」은 10편의 시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김기림이 일본 동북제대(東北帝大) 유학 시절에 쓴 여행시편(旅行詩篇)들이다. 이들 가운데서 8·15해방 이후에 쓴 제1·5부의 시편들은 네 번째 시집 『새노래』의 시편들과 그 경향을 같이하고 있다.

제2·3·4부의 시들은 8·15 이전의 작품들이나, 『기상도』까지의 전기 시들에 나타난 주지적 경향과는 달리, 정감(情感)과의 조화(調和)를 의도한 시적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의 장래」에서 김기림은 “지성과 정의(情意)의 세계를 가르는 것은 낡은 것”이라고 하여 지성과 정의(情意)를 통일한 전체적 인간이 바로 ‘시의 궁전’임을 역설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감정을 배제한 투명한 지성이란 쉽사리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지(知)와 정(情)이 합일된 전체 인간으로서 체득되는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론이 반영된 대표적인 작품으로 「바다와 나비」를 꼽을 수 있으며, 「바다」, 「못」 등 일련의 시작(詩作)에도 이와 같은 시적 경향이 나타난다.

이 시집의 표제작인 「바다와 나비」는 1939년 『여성』에 실렸던 시이고 내용은 “아모두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 흰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나려갔다가는 /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려서 /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도라온다. //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푼 /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이다. 사나운 바다에 나비를 대비시켜 ‘식민지 현실과 나’와 같이 서로 대립되는 상황과 정서를 보여주었다. 바다의 심상에서 들과 나비를 유추한 김기림의 상상력은 종래의 시와 달리 시의 현실적 기능을 중시한 영국 시인 스펜더(Stephen Spender)의 「바다 풍경」과의 관련성 속에서 독해된다. 한편 문학사적으로 이 시는 식민지 근대 문인들의 정신사적 모순인 ‘현해탄 콤플렉스’가 작용한 근대문명 비판, 주3 유학 후 생활 감각을 수용한 시, 병참 기지화된 식민지 사회에 대한 반영 등으로 해석되어 왔다.

의의 및 평가

이 시집은 김기림이 전국문학자대회에서 조직 위원과 조선문학가동맹 중앙 집행 위원 및 시부 위원장을 맡으며 공식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할 무렵에 발간한 해방 후 김기림의 첫 번째 시집이다. 1946년 2월 8일 전국문학자대회에서 김기림이 낭독한 시 「모다들 도라와 있고나」를 서시(序詩)로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생국 지식인이 해방 이후 새로운 역사 인식과 민족의식을 모색한 시집으로 이해된다. 또한 이 시집에 편성된 일제 말기 시편은 「기상도」의 근대 문명의 위기보다 식민지 지식인의 불안과 소외 의식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참고문헌

원전

김기림, 『바다와 나비』 (신문화연구소, 1946)
김기림, 『김기림 전집』 (심설당, 1988)
김기림, 『김기림 시선』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김기림, 『원본 김기림 시전집』 (깊은샘, 2014)
김기림, 『김기림 평론선집』 (지식을만드는지식, 2015)

단행본

권영민, 『월북문인연구』 (문학사상사, 1989)
김유중 편저, 『(한국현대시인연구) 김기림』 17 (문학세계사, 1996)
김학동, 『김기림연구』 (새문사, 1988)
백철, 『조선신문학사조사-현대편』 (백양당, 1949)
윤여탁, 『시 교육론-시의 소통 구조와 감상』 (태학사, 1996)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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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룡, 「김기림 재론-동아시아적 시각으로 읽은 1930년대 후반의 김기림 문학」 (『현대문학이론연구』 33, 현대문학이론학회, 2008.4)
김유중, 「김기림의 역사관, 문학관과 일본 근대 사상의 관련성-‘근대의 초극’론의 극복을 위한 사상적 모색 과정에 대한 검토」 (『한국현대문학연구』 26, 한국현대문학회, 2008)
김윤식, 「정지용과 김기림의 작품 세계」 (『근대시와 인식』, 시와 시학사, 1991)
김윤정, 「해방기 김기림의 행보와 민족주의 의식 연구」 (『현대문학이론연구』 94, 현대문학이론학회, 2023.12)
이숭원, 「김기림 시의 실상과 허상」 (『김기림』, 새미,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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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구, 「해방 후 김기림의 행적(업적) 속에 담긴 문화정치사적 함의에 대하여」 (『어문론집』 58, 중앙어문학회, 2014)
주석
주1

자기 민족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고 민족의 단결과 발전을 꾀하려는 집단적 의지나 감정. 우리말샘

주2

자기가 엮거나 지은 책에 서문(序文)을 씀. 또는 그 서문. 우리말샘

주3

일본으로 건너감. 우리말샘

주4

책의 첫머리에 서문 대신 쓴 시. 우리말샘

집필자
박연희(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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