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추천작품으로 1939년 12월호 『문장』에 발표되었다. 그 뒤 1946년에 발간된 『청록집(靑鹿集)』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수록되었으며, 1952년『풀잎 단장(斷章)』과 1956년『조지훈시선(趙芝薰詩選)』에도 재수록되었다.
이 작품에는 그의 추천 시기의 주된 경향인 사라져 가는 민족정서에 대한 아쉬움이 그대로 표출되어 있다. 1연이 각 2행씩 9연으로 구성된 작품으로서, 승무를 추는 배경이 먼저 설정되고, 다음으로 승무가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동작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한 승무의 동작에 비례하여 그 어조와 정서가 상승되고 있다.
이 작품의 기법상의 두드러진 특색은 우선 시어의 세심한 선택과 감탄형 종결어미의 적절한 사용을 들 수 있다. ‘하이얀 고깔’, ‘파르라니 깎은 머리’, ‘복사꽃 고운 뺨’ 등과 ‘나빌레라’, ‘서러워라’, ‘별빛이라’ 등이 그 구체적인 예인데, 이것들은 관습적인 기교로 전락하지 않고 개성적인 표현으로 부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율격도 처음부터 급박하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극적으로 차차 변화되어 가는 승무의 과정과 잘 어울리고 있다. 또한, 작중 화자의 태도가 완상자적 관점(玩賞者的觀點) 혹은 관조적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는 점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즉, 지나친 거리 조정이나 지나친 영탄은 피하면서 간간이 감탄과 탄성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작품이 갖는 구조의 긴밀성으로 보나 시론집 『시의 원리』에서 작자가 밝히고 있는 바에 따르면 이 작품은 오랜 시일에 걸쳐 다듬어 완성된 작품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