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필사본. 겉표지는 없고, 속표지에 ‘션연젼니라’라고 쓰여 있다. 1∼4면, 27∼40면은 부분적으로 훼손되어 일부만 판독이 가능하고, 41면 이하는 낙장 상태여서 후반부의 내용은 알 수 없다.
그 전체적인 내용은, 벼슬을 사퇴하고 안주에 살던 황안의 딸 선연이 계모의 모함으로 집에서 쫓겨나 방랑하던 중, 장승상의 도움으로 그 집 며느리가 되어 부귀를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조선국 안주 땅에 사는 황판서 부부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 한탄하던 중, 광풍을 몰고 온 호랑이가 품안에 드는 꿈을 꾼 뒤 선연을 낳게 된다. 부부는 아들이 아니어서 아쉬워하다가 우연히 만난 관상쟁이에게 선연의 장래에 대해서 듣게 된다. 초분은 고생이 많으나 후분은 대길할 사주를 타고났다는 것이다.
이에 재차 물으니 관상쟁이는 “5세에 어머니를 여읜 뒤 계모에게 누명을 써 집에서 쫓겨나 방랑하게 되지만, 귀인의 도움을 받아 17세에 정렬 부인이 되고, 20세에 부모를 다시 만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다. 그리고 용문에 올라 임금을 받들어 한 나라의 충신이 되었다가 80세에 죽게 된다.”라고 선연의 앞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관상쟁이의 예언처럼, 선연이 5세가 되자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에 황판서는 안씨를 후취로 맞이하나, 그 여인은 성품이 어질지 못해 늘 선연을 박대하였다. 그러다가 그가 아들을 낳게 되자 선연을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런 기회를 노리던 중 선연의 나이 15세가 되었을 때, 안씨는 선연의 이불 밑에 껍질 벗긴 개를 숨겨 놓고 황판서에게 선연이 낙태를 했노라고 모함한다.
노한 황판서는 선연을 죽이려 했으나, 안씨의 아들 선의의 간청으로 차마 죽이지 못하고 집에서 쫓아낸다. 쫓겨난 선연은 어머니 묘를 찾아 울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에 죽은 어머니가 나타나 남쪽으로 가면 구해 줄 사람을 만날 것이라 일러준다. 잠에서 깬 선연은 어머니의 지시대로 다리를 저는 맹인 행색으로 남쪽을 향해 내려간다.
그 곳에서 구걸을 하던 중, 이를 불쌍히 여긴 장승상 댁 부인이 자식 삼아 집에 같이 있도록 한다. 그 뒤 장승상의 아들 장원이 선연의 정숙한 행실을 보고 반해 선연과 혼약 맺어 주기를 부모에게 청하자, 장승상 부부 또한 흔쾌히 허락한다.
마침내 혼례일이 다가오자 선연은 자신의 신분과 그 동안의 사연, 그리고 병신이 아니었음을 장승상 부부에게 밝힌다. 알고 보니 선연의 아버지 황판서는 바로 장승상의 친구였다. 그 뒤 과거에 급제해 난양태수를 제수받은 남편과 함께 임지로 가던 중 자기 집을 찾아간다.
이후 부분은 낙장으로 알 수 없는데, 관상쟁이의 “용문에 올라 용안을 받들어 일국의 충신이 된다.”라는 예언으로 미루어 볼 때, 선연이 일국의 충신이 되는 과정을 그렸으리라 추측된다.
이렇게 볼 때, 이 작품은 계모에게 학대받는 이야기를 다룬 가정 소설류의 전반부와 선연의 활약이 그려지는 여성 영웅 소설류의 후반부가 결합된 형태였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사건 구성 등이 매우 서툴 뿐만 아니라 진전된 의식 지향도 보이고 있지 않아 소설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작품은 아니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