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173.2㎝, 가로 94.3㎝. 종이 바탕에 담채.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 소장. 생활영위의 장소는 달라도 모두 자연을 벗삼아 지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지니고 있는 나무꾼과 어부의 대화장면을 그린 것으로, 소식(蘇軾)의 「어초한화(漁樵閑話)」에 화인(畫因)을 두고 있다.
무성한 갈대숲 사잇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간과 자연과의 친화관계(親和關係)를 상징하고 있는 두 사람의 상봉과 문답의 모습을 정교한 원체풍(院體風)의 뛰어난 필력으로 묘출해놓았다.
서로 약간 비껴선 자세에서 몸의 방향을 달리하여 마주보게 한 인물의 배치는 기본적으로 인물화의 고식(古式) 구성법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대각선이 교차되는 화면의 핵심지점에 인물의 얼굴을 포치한 빈틈없이 짜여진 구도라든지, 눈에 잡힐 듯이 거의 완벽하게 묘사된 두 사람의 동작과 표정에는 작가의 탁월한 재주가 넘쳐흐른다.
초상화를 연상하게 하는 안면에 구사된 섬세하고 정밀한 필치는 갈대의 촘촘한 묘사에까지 이어져 화면에 밀도를 더해주고, 이와 대조를 이루며 바람에 나부끼는 옷자락을 다룬 힘차고 날카로운 붓질은 그림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실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원체풍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이 그림은 이명욱의 사실력과 격조를 말해주는 대표작이면서 당시 인물화풍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