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례(投師禮)」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의상(義湘, 625~702)이 불 · 보살에게 귀명(歸命) · 경례하기 위하여 저술한 것으로 전해지는 글이다. 그러나 의상이 참고할 수 없는 후대의 문헌들을 거론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의상의 후대에 가탁된 것으로 추정하는 의견이 많다. 이 글은 송나라 공진선사(拱辰禪師)가 편찬한 『종문통록(宗門通錄)』을 조선시대 밀계(密契)가 요점을 골라 간추린 『통록촬요(通錄撮要)』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본문의 주된 내용은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삼귀의례(三歸依禮)이다. 25 게송에 등장하는 24사(師) 중 제1제8이 불보(佛寶), 제9제14이 법보(法寶), 제15~제24가 승보(僧寶)이다.
발원문(發願文)은 “화장세계(華藏世界) 노사나불과 바다같은 모임의 보살이 함께 둘러 계시니 내 이제 지심(至心)으로 귀명 · 경례하나이다. 원컨대 중생과 항상 친근하여지이다”로 시작된다. 이어서 “시방삼세(十方三世) 제여래(諸如來)와 그 회상 보살께 귀명 · 경례하나이다. 삼세사친(三世師親)이 항상 안락하여지이다. 중생의 지은 죄악을 소멸시키시는 삼십오불대보왕(三十五佛大寶王)께 지심 경례하오며 일체 업장(業障)을 다 참회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어 현겁천불교수사(賢劫千佛敎授師)인 53불 대성존(大聖尊)과 영산교주(靈山敎主) 석가존(釋迦尊) · 만월세계(萬月世界) 약사존(藥師尊) · 극락세계(極樂世界) 아미타불 · 당래하생(當來下生) 미륵존(彌勒尊) 등의 불보(佛寶)를 거명한다.
다음으로 『대방광불화엄경』 · 『대승묘법연화경(大乘妙法蓮花經)』 · 『무상법왕원각경(無上法王圓覺經)』 · 『금강반야바라밀경』 · 『수구준제대비주(隨求準提大悲呪)』 · 『불정존승보루각(佛頂尊勝寶樓閣)』 등 법보(法寶)를 거명한다.
마지막으로 문수(文殊) · 보현(普賢) 사십류(四十類), 금강산의 담무갈(曇無碣), 1만 2000의 보살 중(衆),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55 선지식(善知識), 역대전등제조사(歷代傳燈諸祖師), 도리천궁제석존(忉利天宮帝釋尊), 토지가람제선신(土地伽藍諸善神) 등의 승보에 대하여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를 하며 발원한다.
「투사례」가 진짜 의상이 찬술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법보에서 『수구준제대비주』와 『원각경』을 거론하며 마지막 제25게송, “내가 목숨이 다하려 할 때 일체 모든 장애를 제하고 저 아미타부처님을 뵙고 곧 안락세계에 왕생하여지이다[願我臨欲命終時盡除一切諸障碍 面見後佛阿彌陁卽得往生安樂刹]”라는 게송이 의상이 입적(702)한 뒤에 번역(798)된 40권본 『화엄경』의 별행본(別行本)인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에 있는 게송이라는 점, 그리고 내용면에서도 의상의 대표작인 『일승법계도』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이질적이며 잡다한 신앙의 양상을 보인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 글은 의상의 진찬으로 보기 힘든 점이 있다. 따라서 이 글은 의상계 화엄(華嚴)의 전통에 기반한 발원문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