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湖南正脈)은 『산경표(山經表)』의 1대간 1정간 13정맥 중 하나로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금남호남정맥의 끝 지점인 주화산(珠華山, 565m)에서 주1, 광양 백운산(白雲山, 1,218m)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주화산은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 금남정맥 등 3정맥 분기점으로서 만경강, 섬진강, 영산강의 주2을 이룬다. 주화산에서 백운산까지 주3 주4 길이는 423.3km로 남한의 9개 정맥 가운데서 가장 주5.
『산경표』에 따르면 호남정맥의 주요 산과 고개는 웅치(熊峙) · 사자산(獅子山) · 운주산(雲住山) · 칠보산(七寶山) · 내장산(內藏山) · 백암산(白岩山) · 추월치(秋月峙) · 금성산(金城山) · 만덕산(萬德山) · 무등산(無等山) · 천운산(天雲山) · 화악산(華岳山) · 가야산(伽倻山) · 금화산(金華山) · 금전산(金錢山) · 조계산(曹溪山) · 동리산(洞裏山) · 송현(松峴) · 계족산(鷄足山) · 백운산 등이다.
우리 나라 남부인 호남 지방을 동서로 크게 갈라놓은 이 산줄기는 서쪽은 해안의 평야 지대이며 동쪽은 남원를 중심으로 한 산간 지대이다. 동쪽과 서쪽은 농경과 산업, 그리고 현격히 다른 생활 문화권을 형성하고 주6. 또한, 장흥군의 사자산(獅子山)에서 하동의 섬진강 하구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산줄기는 지리산에서 김해의 낙동강 하구까지 이어진 낙남정맥(洛南正脈)과 함께 우리 나라 남부 해안 지방에 있어 생활 문화권을 형성해 왔다.
특히 남원 · 순창 · 임실 · 장수 일대는 서쪽에 호남정맥, 동쪽에 백두대간, 북쪽으로는 금남호남정맥이 가로막고 있으며, 여러 시대에 걸쳐 백제와 가야, 신라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무대이기도 하다. 이들 고대 주7 간의 충돌은 남원~장수 일대의 호남정맥과 백두대간 마루금 지역을 따라서 분포하는 주8와 산성의 존재로 알 수 있다. 이러한 고대 유적의 발굴에 따른 고고학적 해석은 『산경표』에 전하는 백두대간과 호남정맥에 입각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인데, 지질 주9과 별 관련이 없으며 지리적으로도 불분명한 노령산맥과 같은 주10 전혀 드러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산경표』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지도에서 호남정맥의 지명은 곰재 · 만덕산 · 경각산(鯨角山) · 오봉산(五峰山) · 내장산 · 백암산 · 추월산 · 산성산(山城山) · 설산(雪山) · 국수봉(國守峰) · 무등산 · 천운산 · 두봉산(斗峰山) · 용두산 · 제암산(帝巖山) · 일림산(日林山) · 방장산(方丈山) · 존제산(尊帝山) · 백이산(伯夷山) · 조계산 · 희아산(戱娥山) · 동주리봉 · 백운산 등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중 백운산이 해발 1,218m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2013년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1,187m)이다.
호남정맥의 17개 고개로는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가 지나고 있다. 해발 280m 가량인 슬치로는 순천완주 고속국도, 국도 제17호선, 전라선 철도가 통과한다. 특히 슬치는 백제 시기 이래 교통로로 이용되어 왔던 곳이다. 곰티는 익산포항고속국도, 접치는 호남고속국도와 국도 제22호선이 지난다. 개운치(국도 제29호선, 국지도 제49호선), 묘치고개(국도 제15호선, 국도 제22호선 통과), 봇재(국도 제18호선, 국도 제77호선), 석거리재(국도 제15호선, 국도 제27호선)가 모두 국도가 지나는 고개이다. 국도와 철도가 통과하는 고개로는 예재(국도 제29호선, 경전선), 송치(국도 제17호선, 전라선), 매치(경전선 통과) 등이 있다. 그밖에 추령, 개기재는 국지도, 불재, 오정자재, 유둔재, 곰치, 노고치 등은 지방도가 지나는 고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