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상전의 주불화로 제작된 영산회상도로, 세로 149㎝, 가로 200㎝ 크기의 비단 바탕에 그린 채색 불화이다. 1777년 불갑사에서 제작한 일련의 불화 중 한 작품이며, 비현(丕賢), 재화(再華), 복찬(福燦) 등 15인의 화사가 제작에 동참하였다. 현재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팔상전에 봉안되어 있다. 2011년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주1 방식의 가사를 입고 주2을 한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우로 문수, 보현보살을 포함한 팔대보살과 사천왕이 자리한다. 그 뒤쪽으로는 아난, 가섭을 포함한 나한 6위, 제석천과 범천, 타방불(他方佛) 2위가 좌우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다.
본존의 주3 좌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자세를 취한 나한들이 화면에 율동감을 준다. 문수, 보현보살이 걸친 천의(天衣)의 무릎 부분에 보이는 백색 바탕에 군청으로 표현된 문양들은 청화백자의 문양 표현을 연상케 한다. 군청을 사용한 모티브 표현은 의겸(義謙)이 수화승으로 참여한 여수 흥국사 응진전 「십육나한도」[1723]에서부터 기물의 문양 표현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비현은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보살이나 협시가 걸친 천의 문양에 활용하였다. 불갑사 팔상전 「영산회상도」는 비현이 이러한 표현법을 사용한 현전 첫 사례이다. 이후 비현과 활동하며 그의 영향을 받은 평삼(平三)의 옥천사 괘불화[1808]에서도 같은 표현법을 볼 수 있다.
18세기 중후반 선암사를 중심으로 전라도 일대에서 활동한 화승 비현의 화풍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