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송은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나무의 생김새가 쟁반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품종이란 원래의 종(種)과 비슷하지만 모양이 조금 다른 것을 말한다. 소나무는 외줄기가 올라와 자라는 것에 비하여 반송은 밑에서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학명은 Pinus densiflora for. multicaulis Uyeki이다.
반송은 수형이 아름다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경우가 많은데, 무주 삼공리 반송(천연기념물, 1982년 지정), 문경 화산리 반송(천연기념물, 1982년 지정), 상주 상현리 반송(천연기념물, 1982년 지정), 구미 독동리 반송(천연기념물, 1988년 지정), 함양 목현리 구송(천연기념물, 1988년 지정), 영양 답곡리 만지송(천연기념물, 1998년 지정)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에는 공원이나 정원의 조경수로 각광받고 있다.
반송이 자라는 환경은 소나무와 유사하여 북부 고원지대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과 같은 높은 산 정상부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 소나무와 섞여 자란다. 소나무와 같이 배수가 잘 되는 사질토에서 잘 자라며, 건조한 환경을 잘 견디는 내건성 식물이다.
소나무가 햇빛이 잘 들어야 살아가는 극양수임에 반해 반송은 충분한 광선을 필요로 하지만 다소 음지에서도 견디는 중내음성 수목이다. 4∼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피며, 열매는 이듬해 9∼10월에 익는다.
반송은 아름다운 모양새 때문에 옛날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다. 조선 초기 한양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인 지금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천연동 부근에는 고려 때부터 커다란 반송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그늘이 수십 보를 덮을 만큼 큰 나무라서 길 가는 사람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고려시대 어느 임금도 남쪽으로 행차를 하다가 비를 만나 잠시 반송 밑으로 피한 적이 있었는데, 훗날 ‘반송정(盤松亭)’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1407년(태종 7)에는 반송정 옆에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모화루(慕華樓)를 짓고 서지(西池)라는 못까지 팠다고 전해진다.
반송정은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나 떠나보낼 때 ‘영접과 환송의 장소’로 유명했다. 그래서 옛 문인들의 ‘반송송객(盤松送客)’이란 시가 다수 전해져 온다. 조선 초기의 학자 서거정(徐居正)의 한도십영(漢都十詠: 한양의 10경을 노래한 시)에도 반송송객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