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록싸리는 콩과의 작은키나무이다. 높이는 1∼3m 정도로 자란다. 한반도와 일본의 쓰시마섬, 중국 중부 일부 지역에서 자생하는 관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산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학명은 Lespedeza maximowiczii C.K.Schneid.이다.
우리나라에는 22종의 싸리 종류들이 있는데, 모양이 서로 많이 닮아 종류 구분 없이 그냥 싸리라고 부른다. 그 중 흔히 만날 수 있는 종류는 싸리, 참싸리, 조록싸리이다. 모두 하나의 잎자루에 작은 잎이 세 장씩 달리는 3출엽(三出葉)이다. 싸리와 참싸리는 잎의 끝이 둥근데 비하여 조록싸리는 끝이 뾰족한 잎을 가져 구분된다.
3개의 작은 잎이 어긋나게 달리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6∼7월에 홍자색의 양성화가 모여 달린다. 싸리나무류 중 그늘에서 가장 잘 자라기 때문에 울창한 숲 속에서도 흔하게 군락을 이룬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살아갈 수 있으며, 바닷가와 도시에서도 잘 자란다.
옛사람들에게 싸리나무는 다른 어떤 나무보다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데 두루 쓰였다. 일반 백성들의 집에 들어가려면 먼저 싸리로 엮은 사립문을 밀고 들어가야 한다. 또 마당에 놓인 싸리비, 삼태기, 지게 위에 얹는 바소쿠리와 부엌에 두는 광주리, 키 등 거의 대부분이 싸리 제품이었다.
집을 지을 때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먼저 싸리로 엮고 그 위에 흙을 발랐다. 명절날의 윷놀이에 쓰는 윷짝 역시 싸리나무였다. 군수물자로도 싸리나무는 빠지지 않는데, 화살대는 남부지방의 경우 이대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대나무가 자라지 않는 북부지방의 경우 싸리나무나 광대싸리로 만들었다.
『용비어천가』에는 “태조는 초명적(哨鳴鏑)이라는 큰 화살을 잘 이용하였다. 이는 싸리나무로 화살대를 만들고 학의 날개로 넓고 길게 깃을 달았으며, 사슴뿔로 화살촉을 만들었다. 촉이 무겁고 대가 긴 것이 보통 화살과 같지 않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다른 귀중한 쓰임새는 횃불이었다. 기름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 횃불에는 대부분 싸리를 사용하였다.
조록싸리는 싸리 중에서도 내음성이 강하여 숲속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싸리나무는 콩과 식물 특유의 공중질소 고정능력이 있으므로 최근에는 도로 절개지나 황폐지 등 척박한 곳의 녹화식물로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