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엄경합론』은 탄허가 『화엄경』과 이에 대한 주석서를 현토하여 1975년에 화엄학연구소에서 간행한 번역서이다. 『신화엄경합론』은 조계종 강원의 교재로서 만들어졌다. 탄허가 오대산 월정사에 있을 때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집필을 시작하여 17년에 걸쳐서 원고 62,000여 장을 작성하였다고 한다. 전 47권으로 각 권은 500쪽씩 구성되어 있다. 『신화엄경합론』은 화엄학의 3대 서(書)라고 할 수 있는 『화엄경』, 『신화엄경론』, 『화엄경수소연의초』를 거의 다 완역하여 집대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탄허가 80권 『화엄경』과 이통현(李通玄, 635∼730)의 『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을 합한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을 비롯하여 징관(澄觀, 738∼838)의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 『화엄현담(華嚴玄談)』, 계환(戒環)의 『화엄요해(華嚴要解)』, 보조지눌(普照知訥, 1153∼1210)의 『원돈성불론(圓頓成佛論)』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화엄경합론』은 조계종 강원의 교재로서 만들어졌다.
탄허가 오대산(五臺山) 월정사(月精寺)에 있을 때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집필을 시작하여 17년에 걸쳐서 원고 62,000여 장을 작성하였다고 한다. 전 47권으로 1975년 화엄학연구소에서 간행되었다. 각 권은 500쪽씩 구성되어 있다.
탄허는 현대 한국조계종의 승려로서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에서 태어났다. 21세까지 고향과 충청남도 보령 등에서 기호학파(畿湖學派)의 전간제(全艮濟, 1841∼1922)로부터 유학을 공부하였다. 독학으로 『도덕경(道德經)』과 『장자(莊子)』를 연구 · 강의하였는데, 그의 『장자』 강의는 특히 유명했다고 한다. 19세부터 근대의 유명한 승려인 방한암(方漢岩, 1876∼1951)과 서신을 주고받았는데, 마침내 1934년 22세에 오대산 상원사에서 출가하여 그의 제자가 되었다. 1955년부터는 오대산 월정사에서 수도원을 개설하여 불교학과 동양학을 가르치는 등 교육에도 헌신하였다. 번역에 힘을 기울여 『신화엄경합론』 외에도 『사집(四集)』 · 『육조단경(六祖壇經)』 · 『보조법어(普照法語)』 등을 번역하였는데, 불교경전의 한글화에 큰 공헌을 세웠다.
『신화엄경합론』은 저자가 17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혼자 번역하여 간행한 것으로서, 한국현대불교사에서 불후의 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출간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 책으로 인해 1975년 인촌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1983년 봄에 탄허가 사망하자 정부에서는 은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신화엄경합론』의 내력을 살펴보면, 먼저 『화엄경』에는 크게 40권 ·60권 ·80권의 3종류가 있는데, 이 중 80권 『화엄경』을 신역(新譯) 화엄경이라고 한다. 이는 당나라의 실차난타(實叉難陀, 652∼710)가 번역한 것이다. 또 80권 『화엄경』을 당나라의 이통현이 주석한 것이 『신화엄경론』 40권이다. 이것을 보기 쉽게 하기 위해 송나라의 지령(志寜)이 80권 『화엄경』의 각 부분에 『신화엄경론』의 해당 주석 부분을 배치하여 합간한 것이 『신화엄경합론』 120권이다. 또 80권 『화엄경』의 주석서 가운데 유명한 것이 징관의 『화엄경수소연의초』이다. 『신화엄경합론』은 기본적으로 이들 문헌에 대해 현토하고 번역한 것이다.
먼저 80권 『화엄경』과 『신화엄경론』 40권에 대해서는 번역과 함께 원문을 현토하여 모두 수록하였고, 징관의 『화엄경수소연의초』는 약 80% 가량을 번역하였다. 서술에 있어서는 먼저 본경인 『화엄경』의 단락을 나누고 주석서인 『신화엄경론』과 『화엄경수소연의초』를 사이사이에 삽입하여 참조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신화엄경합론』에는 이외에도 『화엄요해』 · 『화엄현담』 · 『원돈성불론』도 합간되어 있다. 먼저 『화엄요해』는 송대 계환이 80권 『화엄경』의 강요를 서술한 것으로서 1권이며, 『화엄현담』은 징관의 『화엄경수소연의초』의 해제만을 따로 간행한 것으로서 8권이다. 또 『원돈성불론』은 고려의 보조지눌이 이통현의 『신화엄경론』의 요지를 강술한 것으로서 1권이다. 이 중 『화엄현담』은 원문만 현토하여 수록되어 있고, 『화엄요해』와 『원돈성불론』은 전부 현토하여 번역하고 있다.
따라서 『신화엄경합론』은 서문, 『화엄요해』, 80권 『화엄경』 · 『신화엄경론』 · 『화엄경수소연의초』에 대한 현토 및 번역, 『화엄현담』, 『원돈성불론』으로 구성되어, 80권 『화엄경』과 그에 대한 주석서들을 망라하여 현토하고 번역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엄경합론』은 화엄학의 3대 서(書)라고 할 수 있는 『화엄경』 · 『신화엄경론』 · 『화엄경수소연의초』를 원문과 함께 거의 다 완역하여 집대성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런데 이 3대서를 단순히 모아 번역한 것이 아니라, 본경인 『화엄경』의 해당 부분에 『신화엄경론』과 『화엄경수소연의초』의 해당 부분을 삽입하여 참조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는 데 특색이 있다.
또한 80권 『화엄경』과 그에 대한 주요한 주석서들을 보기 쉽게 합간함으로서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신화엄경합론』을 통해 80권 『화엄경』에 대한 연구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승려들을 비롯해 재가불자들도 불교경전에 쉽게 다가가기 시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점차 기복신앙이 주를 이루던 신행 풍토가 진리탐구의 수행 정진으로 탈바꿈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