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의례에서 예배의 대상을 도량으로 모셔오는 의식을 시련이라 하며, 예배 대상을 모셔오기 위해 사용하는 가마를 불연(佛輦)이라고 한다. 시련의식에는 불보살을 모신 불연을 비롯해 각종 기치(旗幟), 당(幢), 양산(陽傘), 등롱(燈籠), 부채 및 무기인 창과 둑 등이 사용된다.
불연은 일반적으로 가마를 드는 가마채와 연대(輦臺), 몸체와 지붕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주렴과 유소, 차면, 거울 등이 가마에 장엄구로 사용된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사찰의 불연은 60여 점이 남아 있고, 제작 연대가 알려진 것은 20여 점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1643년(인조 21)에 만든 구례 천은사 불연이다.
조선 후기 불전은 불보살을 모시는 상단, 명부와 신중을 모시는 중단, 영가를 모시는 하단 등 삼단으로 구분되며, 범어사 불연은 삼단의례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3기의 불교의례용 가마이다. 범어사의 3기 불연은 모두 명문이 있는데, 명문을 통해 강희 50년인 1711년에 제작된 것을 알 수 있고, 1기에는 상연(上輦), 나머지 2기에는 하연(下輦)으로 기록되어 있다.
범어사의 삼불연은 상단과 하단 의례에 사용하는 불연이지만, 범어사 소장 1743년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刪補集)』의 「상하단시련위의지도(上中下壇侍輦威儀之圖)」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어 18세기 전반 범어사의 삼단 시련의식의 실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범어사 불연 3기는 모두 연대와 몸체, 지붕이 남아 있는데, 몸체는 난간이 둘러져 있고, 연꽃과 모란, 용 등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다. 지붕은 골격만 남아 있는데, 18세기 불연의 지붕 형식과 동일한 모습이다.
범어사 삼불연은 1711년에 제작한 가마로 조선 후기 사찰의 시련의식과 관련 의례집의 간행에 대한 중요한 자료적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명문을 통해 상연과 하연 등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다. 2017년 1월 23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